May, 2018
Cover Story
"당신을 또 봅니다"
젊은 세대들의 암 발병률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국립암센터 등이 발표한 ‘2014 암 등록 통계’에 따르면 20~29세의 경우 암 환자가 10만 명당 66.2명(2004년)에서 110명(2014년)으로, 30~39세는 204.1명(2004년)에서 336.7명(2014년)으로 증가했다. 이제 겨우 그동안 배우고 갈고닦은 실력을 세상에 펼쳐 보여야 할 나이에 생각지도 않던 암이라니, 이런 청천벽력도 없다. 조금만 더 힘을 내자고 자신을 채근하며 꿈을 향해 달려왔는데, 그 세월은 어떻게 보상 받을 것인가. 설령 수술을 하고 치료를 해서 회복이 되었더라도 다시금 일상으로 돌아가는 길이 만만찮다. 그런 20~30대 젊은 암 환자에게 이전보다 더 나은 미래를 그려 나갈 수 있다고, 그 곁에 우리가 있겠다고 손 내미는 ‘또봄’의 희망 메시지를 들어 보았다.
Q. 대표님(이정훈 ‘또봄’ 공동대표)도 젊은 날에 갑작스런 암 발병으로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고 들었습니다. 얼마나 힘드셨는지요?
정훈 : 처음에는 ‘이대로 죽는다구?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다고!’ 하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어요. 암 발병은 2015년 7월, 대기업에서 사내 벤처 관련 일을 하던 때였어요. 가끔 배가 아프고 쓰라리기에 스트레스성 위염인가 해서 동네 병원에 가서 약을 처방 받고 버티고 있었죠. 그러던 중에 종합검진을 받게 되었고, 거기서 심상찮다는 말을 듣고 바로 대학병원으로 옮겨 PET-CT 촬영을 했어요. 그랬더니 수술할 수조차 없는 지경이라고 하더라고요. 다음 날 조직검사 결과도 ‘버킷림프종 혈액암 말기’로 나왔고요. 8개월 전 종합검진을 받았을 때만 해도 아무 이상이 없었는데 갑자기 세상이 무너지는 소리를 들은 거예요.
그저 살고 싶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어요. 다행히 혈액암 말기는 상대적으로 생존가능성이 높다는 의사의 말을 듣고 항암치료를 시작했어요. 하지만 항암치료는 과연 악명 높을 만했어요. 제 경우는 거의 모든 장기에 전이된 상태였기 때문에 가장 센 항암제를 사용해야 했어요. 얼마나 독한지 위에 천공까지 생겨 절제수술을 받아야 했어요. 항암치료 3일 만에 10㎏이 빠지더니 2주 만에 74㎏에서 50㎏까지 빠지더군요. 머리카락을 빠짝 밀었는데도 자고 일어나면 짧은 머리카락들이 베개에 박혀 있었어요. 세수하면서 손이 스치기만 해도 머리카락이 빠졌죠. 몰골이 말이 아니었어요.
하지만 몸보다 정신적인 부분이 더 견디기 힘들었어요. 사랑하는 가족과 여자친구를 어쩌면 다시 못 볼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그동안 벼르기만 했던 내 꿈이 여기서 끝날지도 모른다는 억울함과 안타까움이 늘 저를 짓눌렀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힘들지 않은 척할 뿐 고생이 이루 말할 수 없는 가족들을 지켜보는 것이 정말 견디기 힘들더라고요. 거울에 비친 내 얼굴을 볼 때마다 이대로 죽긴 억울하다고, 꼭 살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그 덕분일까요, 2차 항암치료를 진행하면서 암세포가 사라지고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어요.
--- 이후 내용은 2018년 05월호 잡지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