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ideposts 2018 / 08
Cover Story
"One Way"
법은 모든 사람에게 보편적으로 정의롭고 공평한 추가 되어야 한다. 하지만 오늘 우리 사회의 추는 한쪽으로 심하게 기울어져 있다. 법조계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냉랭한 이유다. 한 나라의 근간이 되는 법이 신뢰를 잃었다면 그것은 국가적 위기 상황이다. 해법은 무엇인가? 어쩌면 그것은 단순하고 쉬울지도 모른다. ‘정직’이라는 단순한 가치 하나를 붙들고 묵묵히 변호사로서 외길을 걸어온 우창록 변호사, 그에게서 그 실마리를 찾아본다.
Q. 사법고시 패스 후 판사나 검사가 아닌 변호사의 길을 택하셨습니다. 어떤 계기가 있었던 건가요?
우창록 변호사(이하 우창록) :저는 원래 어려서부터 검사가 되고 싶었어요. 초등학교 때 제게 ‘정의의 화신’으로서 검사의 이미지를 그리게 해 준 선생님을 만난 뒤 죽 간직한 꿈이었죠. 그러다 대학에서 형사소송법을 공부하다가 ‘검사 동일체의 원칙’이라는 것을 배우면서 검사가 되겠다는 생각을 버렸어요. 당시는 그것을 ‘검사의 상명하복 지위체계’라고 이해했거든요. 좋은 검사가 될 자신이 없더라구요.
연수원에 들어가서 각계의 인사들이 전하는 특강을 들으면서 ‘내 성품으로는 판사도 힘들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렇게 연수원 2년과 군생활 3년을 지내면서 진로를 두고 고민한 끝에 변호사가 되기로 마음먹었어요. 법학 교수라는 길도 생각해 볼 수 있었지만 그건 가정 형편상 무리라 일찌감치 포기했어요. 일단 마음먹고 보니 막연하던 길이 선명해지더군요.
Q. 조세법 전문가로 알려져 있는데요, 베트남에도 법률 사무소를 갖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국내에서 해외로 눈을 돌리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우창록 : 저는 조세법을 전공했지만 한국의 변호사 역사가 길지 않다 보니 다른 영역의 일들도 맡게 됐어요. 1992년 개인 사무실을 내면서 조세법과 조세법 유사 영역의 일을 하다가 지금은 종합법률사무소로 확장하게 됐습니다. 그래도 저 개인적으로는 여전히 중심으로 삼는 분야가 조세법이에요.
해외 진출은 10여 년 전 아주 우연한 기회에 베트남 국회의원들이 한국에 방문했을 때 그분들한테 들은 얘기가 계기가 되었어요. 일행 중에 전직 법무부장관이 있었는데 그분이 “현재 베트남에서 외국인 투자가로서 한국이 순위 2위인데, 곧 1위가 될 것 같다. 한국보다 투자 규모가 훨씬 작은 나라에서도 변호사들이 베트남에 와서 활동하는데 한국의 변호사들은 왜 오지 않느냐?” 하더라구요. 이후 베트남을 방문해 보니 새마을운동이 한창이던 1970년대의 우리나라와 비슷한 상황이더군요. 이런 분위기라면 우리가 기여할 부분이 있겠다 싶어 당시 베트남 비즈니스의 중심 도시였던 호치민에 사무실을 냈어요. 이후 베트남 정부 정책에 따라 외국인 투자가 몰리기 시작한 하노이에 두 번째 사무실을 냈고요.
우리가 하는 일은 주로 한국 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는 것인데, 이미 진출한 기업에도 법률 자문을 해 주고 있어요. 베트남 경제가 부침이 심한 편이라 이곳에 진출한 한국 기업도 그 영향을 피할 수 없거든요.
현지인 고용 등 외국에서 법률사무소를 운영하는 일이 결코 쉽진 않아요. 하지만 우리나라 기업이 해외에 진출해 기업 자신이 성장하는 동시에 그 나라의 성장을 돕는 일에 우리가 기여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충분히 가치 있고 보람 있는 일이지요..
--- 이후 내용은 2018년 08월호 잡지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