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ideposts    2018 / 11

                         

박하승의 마음 읽기


그 감정은 왜 느끼고 싶지 않죠?




독 잘 웃는 친구가 있다. 얼굴엔 언제나 장난기 가득한 웃음이 흐르던 유머러스한 친구다. 그 친구와 함께하면 내내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그 친구는 주변 사람들을 즐겁게 만드는 특별한 재주를 가지고 있다. 설령 고통 가운데 있을지라도 미소를 잃지 않을 것 같은 친구다.
그날도 그 친구의 익살 때문에 한참을 웃다가 그에게 물었다.


“그런데 말이야, 너는 어렸을 때부터 그렇게 웃음이 많았어?”
“그렇진 않아. 난 우울한 게 제일 싫거든.”


그렇게 시작된 그 친구의 이야기를 듣고 나는 그의 웃음에 담긴 의미를 이해하게 되었다. 좀 더 분명히 말하자면, 나는 그가 왜 그토록 우울한 감정을 피하고 싶었는지를 알게 되었다. 자신의 어린 시절에 대해 한참을 말하다가도 그는 “야, 우울한 이야기는 그만하자” 하며 서둘러 이야기를 마무리하고 싶어 했다. 그는 정말 우울한 혹은 심각한 분위기를 불편해했다.
우리는 모두 유독 피하고 싶은 감정이 있다. 내 친구는 우울을 피하고 싶어 했지만, 어떤 사람은 불안을 심각하리만큼 피하고 싶어 한다. 어떤 사람은 억울한 기분을 못 견뎌 하고, 어떤 사람은 누군가와 갈등하고 반목하는 상황을 고통스러워한다. 혹자는 이렇게 말할지도 모르겠다.


“아니, 그런 감정들은 당연히 누구나 피하고 싶고 느끼고 싶지 않잖아요.”


그렇다. 누구나 우울하거나 불안하거나 억울하거나 갈등하는 감정을 느끼고 싶지 않다. 문제는 우리가 살면서 어쩔 수 없이 겪게 되는 이런 감정들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느냐이다.




--- 이후 내용은 2018년 11월호 잡지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