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ideposts 2019 / 01
Cover Story
Why
Vaccines?
2015년 우리 사회는 백신 개발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깨우친 사건을 겪었다. 바로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감염자가 발생하는 급성 호흡기 감염병인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가 가져온 위협이다. 메르스 사태는 초기 대응이 미흡하기도 했고 신종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이해도, 대처 능력도 없는 상태에서 빠른 시간에 전국을 휩쓸고는 환자 186명 중 36명의 목숨을 앗아 갔다. 격리 환자만 천여 명으로 우리 사회를 순식간에 공포와 충격에 빠뜨렸다. 이때의 충격으로 우리 사회는 당장에 백신 개발에 착수했고, 그 중심에 국제백신연구소(International Vaccine Institute, 이하 IVI)가 있다. IVI는 최초로 우리나라에 본부를 둔 국제연구기관이다.
2015년 6월 IVI는 제3대 사무총장으로 한국계 미국인 의사인 제롬 김 박사를 임명했다. 제롬 김 박사는 백신 개발과 에이즈 바이러스(HIV) 백신 개발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이며 2014년 백신산업단체인 ‘백신네이션’에서 ‘백신 분야 가장 영향력 있는 50인’에 선정된 바 있다. 그를 만나 왜 메르스 사태 같은 불행한 일이 일어나는지, 백신 개발이 왜 필요한지, 왜 우리 같은 소시민도 이 일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지를 들어 봤다.
올해가 IVI가 설립된 지 21년이 되는 해입니다. IVI는 어떤 곳인가요?
IVI는 한국에 본부를 둔 국제기구로, 개발도상국 어린이들을 위해 효과적인 백신 개발에 전념하는 세계 유일의 국제연구기관입니다. 현재 35개국과 세계보건기구가 IVI의 설립협정서에 서명을 하고 IVI의 활동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오늘날에도 개발도상국가의 많은 어린이들이 장내감염(콜레라, 장티푸스, 이질), 메르스, 일본뇌염, 뎅기열 등의 감염성 질환으로 죽거나 장애를 겪고 있는데 이를 줄이는 것이 IVI의 활동 목적입니다. 아시다시피 매년 전 세계 5세 미만의 어린이 400만 명이 감염성 질환으로 목숨을 잃고 있습니다. 최근의 백신들은 이러한 죽음을 막을 수 있는 놀라운 효력을 갖고 있습니다. IVI의 사명은 더욱 새롭고 진보된 백신을 개발하고, 이를 개발도상국의 공중보건 프로그램에 하루 속히 도입되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IVI는 서울대학교 연구공원에 위치한 본부에서 새로운 백신과 백신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전 세계 30여 개 국가에 새로운 백신을 보급하고 기술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1994년에 IVI를 유치하기 위해 많은 나라가 경쟁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떻게 한국이 선정되었는지요?
증제가 알기로 한국 정부가 다른 나라보다 더 적극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대한민국은 한국전쟁 이후 받은 국제사회의 인도적인 도움에 보답하고 싶어 했고, 당시 한국에서 가파르게 성장 중인 생명공학을 발전시키기 위해서 적극적인 유치 의사를 밝혔습니다. 지난 21년 동안 예상보다 훨씬 큰 성과를 냈는데요, 특히 2017년 설립 20주년 행사 때 많은 후원자들이 참여해서 큰 감동을 안겼습니다. 그 중심에 한국이 있습니다. 한국은 한때 원조를 받던 나라였으나 지금은 개발도상국 아이들을 위한 공중보건에 힘쓰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정부와 기업, 단체는 물론 개인들이 많은 관심을 가지고 후원해 주고 있습니다.
사무총장님은 백신 개발 전문가이고 HIV 연구의 권위자입니다. 어떻게 백신과 관련된 일을 시작하게 되었는지요?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과학자가 꿈이었으나 대학은 의대에 입학했습니다. 의대 학비를 미군이 지원해 줬기 때문에 졸업 후 군 연구소에 들어가 면역학을 연구했습니다. 하지만 제대 후 계속 일을 하든지 지원해 준 학비를 갚든지 하라고 해서 다시 입대하게 됐습니다. 군 연구소는 당시 8가지의 백신을 개발하고 있었는데, 이때 많은 전문가들을 알게 되었고, 일도 즐거웠습니다. 특히 미군 내 에이즈 환자들을 대상으로 HIV 치료 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 이때 팀을 이끌던 세 명의 리더에게서 많은 영향을 받았습니다. 그분들은 지금 피츠버그 공중보건국장, 미국질병관리본부 책임자, 미국 에이즈퇴치연맹 대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 이후 내용은 2019년 1월호 잡지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