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한 아이'가 온전히 자라기까지


Guideposts 2019 | 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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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아이'가 온전히 자라기까지 


Guideposts 2019 | 09


“하나님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으로 내 마음도 아프게 하소서.” 한국전쟁 고아들을 돕기 위해 세운 월드비전의 설립자 밥 피어스 목사가 남긴 말이다. 한국 월드비전은 최초 수혜국에서 지원국으로 전환된 동시에 국내 50만 명이 함께하는 최대 규모의 구호단체로 성장했다. 낯모르는 누군가가 벌린 팔로 이만한 힘을 가질 수 있었던 만큼 월드비전 양호승 회장은 누구보다 나눔 문화 확산을 위해 이바지해야 할 책임을 느낀다고 한다. 세상의 한 아이라도 가난과 부정의, 불평등으로 인해 고통받지 않도록 사랑과 긍휼의 너른 팔을 벌리고 있는 월드비전을 만나 보았다.

2012년 1월에 한국 월드비전 회장님으로 선임된 후 8년째 대한민국의 나눔 문화 확산을 위해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월드비전은 어떻게 시작됐나요?


월드비전은 1950년 한국전쟁 당시 전쟁고아와 과부를 돕기 위해 시작됐습니다. 미국인 선교사 밥 피어스 목사님이 미국 본토에 한국전쟁의 참상을 전하며 가장 피해가 컸던 여성과 아이들을 위한 모금 활동을 벌인 것이 계기가 되었죠.

그렇게 모금한 돈을 한경직 목사님과 동역해 국내 전쟁고아를 위한 보육원,

아동병원과 과부를 돕기 위한 모자원 등을 설립했고 국내 어려운 이웃을 도우며 성장해 나갔습니다. 이렇게 한국에서 태어난 월드비전은 69년이 지난 지금 세계 98개국에서 3만 9천여 명의 직원이 일하는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국제 기독교 구호 개발 옹호 NGO로 성장해 한국을 포함한 지구촌 곳곳에서 아동들의 삶과 인권을 위해 일하고 있습니다.

한국 월드비전의 성장 과정에서 특히 1991년이 역사적으로 큰 의미가 있는

해입니다. 한국전쟁 이후 줄곧 다른 나라의 원조를 받아 온 한국이, 수혜국에서 지원국으로 전환한 첫해이기 때문입니다. 전 세계 월드비전 중 수혜국에서

지원국으로 전환한 경우는 현재까지 한국이 유일합니다.

‘도움을 주는 국가’로 전환된 이후 월드비전은 ‘기아체험 24’ ‘사랑의 빵’ 등의

캠페인을 펼치며 대한민국의 나눔 문화 확산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 왔습니다.

그 결과 2019년 현재, 전 세계 월드비전 중에서는 네 번째로 큰 규모이자, 국내에서는 가장 큰 규모의 국제구호 개발 NGO로 자리매김했습니다.

한국 월드비전은 받았던 도움을 돌려주는 ‘나눔의 선순환’에 대한 책임 의식을 가지고 국내외 소외된 이웃들을 돕기 위한 사업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나눔 문화 확산을 위해 젊은 층과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한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있습니다. 기적적인 성장을 해 온 우리나라가 이제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나눔 문화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월드비전이 어떤 일들을 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월드비전의 사업은 크게 네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국제사업, 국내사업, 그리고 북한사업과 옹호사업입니다. 현재 해외 40개 국가에서 331개의 지역개발사업, 긴급구호사업, 옹호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전국 45개 사업장, 177개 파트너십 기관과 협력하여 위기아동지원사업, 결식아동지원사업, 꿈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우선, 월드비전의 국제사업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가장 취약한 어린아이를 보호할 수 있도록 가정과 마을을 강화하는 ‘지역개발사업’과, 각종 재해·재난 발생 시 긴급하게 구호활동을 펼치는 ‘긴급구호’ 사업입니다. 월드비전의 구호사업은 네팔의 대지진, 인도네시아의 쓰나미 등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가 발생했을 때 긴급하게 진행하는 구호사업과, 전 세계 각지에서 벌어지는 내전과 전쟁으로 인해 사선에 내몰리는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구호사업이 모두 포함됩니다.

둘째, 국내사업은 각종 질병, 재해 등으로 긴급한 위기에 처한 아동과 가정을 지원하는 ‘위기아동지원사업’과 결식아동들을 돕는 ‘결식아동지원사업’ 그리고 가난과 갑작스런 위기로 꿈조차 꿀 수 없는 아이들에게 꿈을 찾아 주고, 꿈을 이루어 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꿈지원사업’이 대표적입니다.

셋째, 북한사업은 1994년 황해도에 황소 60마리를 지원한 것을 시작으로, 1996년 평남 평원에 북한 최초의 외부 지원 국수공장 가동을 시작했으며, 국제월드비전의 500만 달러 규모의 긴급구호 사업도 진행했습니다. 특히 1998년부터 중장기 자립 지원 프로젝트로 시작한 북한 씨감자 사업은 북한 식량난 해결에 크게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월드비전은 다양한 국제기관과 협력해 북한 어린이를 돕기 위한 인도주의적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옹호사업은 아동의 권리를 옹호하는 아동폭력 근절 캠페인, 분쟁 피해 아동을 위한 캠페인, 학교폭력 예방 캠페인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비야 세계시민학교장과 함께하는 세계시민학교 또한 옹호사업 중 하나입니다.


월드비전이 다른 NGO와 차별되는 강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월드비전의 강점은 무엇보다 ‘장기적 관점’과 ‘지속가능성’을 최우선 목표로 두고 있다는 것입니다. 앞에서 설명한 월드비전 국제개발사업, 국제구호사업, 국내사업 모두 ‘한 아이가 신체적·정서적·사회적으로 온전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한다’는 월드비전의 철학에서 출발합니다. 사업 구상 때부터 장기적 관점에서 아이와 가정, 그리고 가정이 속한 지역사회 단위의 건강한 성장을 목표로 구상하고 계획하고 실행합니다. 그런 꺄닭에 월드비전 국제개발사업은 평균 15년이 소요됩니다. 이렇게 긴 호흡으로 진행되는 사업인 만큼, 지역사회의 다양한 상황에 맞춰 아동보호, 식수위생, 보건영양, 교육, 소득증대, 자립환경 조성 등 필요한 분야의 사업을 진행하며 지속가능성 측면에서도 두말할 나위 없이 긍정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작년에 한국이 지원한 총 7개의 국제개발사업장이 종결되었으며 올해 또한 총 9개의 마을이 사업 종결을 앞두고 있습니다.

월드비전이 앞으로 집중하고자 하는 사업은 ‘가장 도움을 필요로 하는’ ‘취약한 아이들’을 위한 사업입니다. 예컨대 전쟁 지역의 아이들은 생존의 위협에 내몰린 ‘가장 취약한 존재’임에 틀림없습니다. 이렇게 생존의 위기에 내몰리고, 취약한

상황에 처한 아이들을 위해 ‘취약국 사업 모델’을 강화하는 한편, 자원개발을 위한 준비에 착수했습니다.


기근과 재해, 전쟁 등으로 고통받는 아이들을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앞서 이야기했듯, 월드비전은 생존이 위협받는 아이들을 위해 전 세계 취약지역 사업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기근과 재해, 재난과 전쟁과 같은 극단적인 상황에서 가장 취약한 것은 아이들임에 틀림없습니다. 긴급구호 상황에서는 보살핌의 손길이 절실한 아이들을 최우선으로 지원합니다. 단기적으로는 전 세계 어디든 재해·재난 발생 시 24~72시간 이내 긴급구호 전문가를 현장으로 파견하여 구호 활동을 펼칩니다. 그리고 긴급 상황이 종료된 후에는 현장에 남아 재건 복구를 위한 사업을 수립하여 지역사회가 재해 발생 이전으로 회복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동시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재난 대비와 예방을 위한 사업을 수립하고 진행합니다.

이외에도 월드비전은 소말리아, 남수단, 아프가니스탄 등 내전으로 인해 황폐화된 국가에 가서 난민캠프 통합지원 사업, 아동보호 심리치료 센터 운영, 평화 인식 교육사업, 조혼·할례 근절을 위한 여아 역량강화 사업 등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역시 단기적, 중기적, 장기적 사업 계획을 별도로 수립하여 운영합니다.



우리나라에도 힘든 사람이 많은데 왜 다른 나라 사람을 도와주느냐는 비판도 있습니다. 최근 경기 침체와 취업난 때문에 기부 문화가 퇴조하고 있다는 우려도 있는데요.


우리나라는 한국전쟁 이후 다른 국가로부터 많은 원조를 받으며 빈곤 문제를 극복하고 성장했습니다. 다른 국가의 도움이 없었다면 우리는 아직 빈곤 국가에서 벗어나지 못했을지도 모릅니다. 과거 우리가 도움을 받았듯이, 절대적인 빈곤을 겪는 나라를 돕는 것은 우리의 책임이자 역할입니다. 인터넷의 발달로 국가 간 장벽이 허물어지고, 점점 더 가까워지는 글로벌 시대에 이웃 나라의 어려움이 우리의 삶과 무관할 수 없습니다.

경기 침체와 취업난으로 인해 기부 시장이 예년보다 위축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것이 나눔 문화의 퇴조라고 보기에는 시기상조라고 생각합니다. 국내에는 2만여 개가 넘는 비영리 단체들이 등록되어 있으며 이렇게 많은 수의 비영리 단체들은 그만큼 우리 국민이 나눔 문화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반증합니다.

한국은 현재 나눔 문화가 확산되는 동시에 좀 더 성숙하게 무르익는 과정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과거에 비해 비영리 단체에 대해 더 높은 투명성과 진정성을 요구하는 양상을 띠고 있는데 이는 기부의식이 그만큼 성장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월드비전은 50만 명의 후원자가 함께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NGO로서, 성숙한 나눔 문화 확산을 위해 크게 책임져야 할 의무를 느낍니다. 그에 따라 후원자의 니즈를 반영해 조금 더 친숙한 형태로 다가가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

이후 내용은 2019년 9월호 잡지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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