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하나님이 하셨습니다
Guideposts 2020 | 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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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이 하셨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될 수 있었나요?’라는 질문에 ‘하나님이 하시기 때문에’라고 답할 수 있는 그런 기업이 되면 좋겠습니다.” MADERAW(메이드로) 김형재 대표의 목표는 하나님의 방법으로 하나님의 원리를 따라 하나님과 함께하는 기업이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 것이다. 김 대표는 아버지를 비롯해 지인들이 짧은 시간에 차례로 죽음을 맞이하면서 허무주의에 빠져 무기력 상태에 있다가 하나님의 말씀으로 회복했다. 그는 말씀이 그의 삶을 변화시켰듯이 기업도 말씀으로 기업 환경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다. 하나님의 원리대로 그리스도인에게, 그리고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기업을 꿈꾸고 있는 김형재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메이드로(MADERAW) 대표 김형재입니다. 1980년에 부모님이 미국 텍사스로 이민을 가셨고, 누나와 저는 미국에서 태어났습니다. 아버지가 독특한 철학을 가지고 계셨는데, 한국 사람은 한국말을 잘해야 한다는 거였죠. 그래서 영어보다 한글을 우선순위로 배우게 하셨고, 집에서는 무조건 한국말을 하게 하셨어요. 당시 이민 사회에서 한인 2세들이 한국말을 전혀 못하는 것을 보고 그런 신념을 갖게 된 것 같아요. 제가 다섯 살 무렵에 온 가족이 한국으로 돌아왔는데, 우리 남매가 초등학교는 한국에서 보내길 원하신 데다 그즈음 부모님 사업이 어려워져서 사업을 접고 온 것이지요. 그러다 초등학교 졸업 후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 대학까지 마쳤어요. 부모님은 엄격했지만 집안 분위기는 비교적 자유로웠어요. 공부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주시지 않았죠. 다만, 힘든 일은 하기 싫어하고 책임지지 않으려 하거나 불평하고 노력하지 않거나 할 때 엄하게 다루셨어요.
저는 모태신앙인이에요. 저희 집은 북에서 피난 온 할아버지 때부터 신앙을 갖게 되었죠. 많은 모태신앙인들이 그렇듯이 저도 어렸을 때는 부모님 따라 교회에 출석하는 것이 전부였어요. 부모님과 떨어져 미국에서 공부하던 시절엔 교회도 안 갔죠. 교회 가야 한다는 부담감을 느끼면서도 막상 주일이 되면 귀찮아서 안 갔어요. 그렇게 10여 년 교회도 가지 않았어요.
오랫동안 다니지 않다가 다시 교회에 가게 된 계기가 있나요?
2009년에 아버지가 돌아가셨어요. 그런데 이후로 근 5년 동안 첫째 큰아버지, 둘째 큰아버지, 외할머니, 심지어 친한 친구까지 차례로 세상을 떠났어요. 당시는 미국에서 공부하던 때인데, 짧은 시간 동안 제가 의지하던 사람들이 다 떠나서 정신적으로 충격을 받았고, 허무주의에 빠지게 되었어요.
사회적으로도 성공했고 부와 명예도 다 갖춘 분들이 갑자기 이 세상 사람이 아니게 되는 것을 보고 인생이 참 허무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죽으면 풀 한 포기도 가져갈 수 없는데 뭐 하러 그렇게 열심히 사는가 했죠. 그때가 2012년 즈음인데 만사가 귀찮고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어요.
그러던 중 누나가 새들백 교회의 릭 워렌 목사님의 설교를 추천해 줘서 인터넷으로 예배를 드리게 되었어요. 첫날 설교가 ‘하나님의 방식으로 사업하는 8가지 방법’이었는데, 당시 제가 사업을 시작하던 때라 그 말씀이 제 귀에 쏙쏙 들어오더군요. 릭 워렌 목사님의 설교를 계기로 동네 교회를 찾게 되었고, 한국에 돌아와서는 할아버지 때부터 다니던 영락교회에 다니게 되었습니다. 신앙을 갖게 되면서 인생무상 허무주의에서도 벗어날 수 있었어요.
하나님께서 김 대표님의 상황에 맞는 말씀으로 찾아오신 거네요.
네. 하나님의 말씀이 제 마음을 열어젖히자, 그제야 제가 허무주의에 빠져 있었다는 걸 인지하게 되었어요. 그때까지 제가 어떤 상태인지도 몰랐던 거죠. 그런 저를 위해 여러 조언을 아끼지 않던 영락교회 목사님들의 말씀도 그제야 이해하게 되었어요. 그중에 한 분이 제게 두 가지를 말씀하셨는데요.
첫 번째는 흔들리지 않는 뿌리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붙잡으라는 말씀이었습니다. 제가 아버지를 비롯해 지인들을 잃고 흔들리는 것이 흔들릴 수밖에 없는 사람을 의지했기 때문이라면서 절대 흔들리지 않는 예수님을 붙잡으라는 거였어요. 두 번째는 의지할 사람을 찾지 말고, 힘들고 어려운 사람들에게 버팀목이 되는 사람이 되라고 했습니다. 허무주의에 빠져 있던 당시에는 전혀 들리지 않았는데, 저를 찾아오신 하나님을 만나 마음의 빗장을 열고 보니 그 말씀들이 얼마나 감동적이던지요. 이때부터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졌어요. 제가 달라지니 저를 둘러싼 환경도 변하기 시작하더군요.
그때가 김 대표님의 삶에 큰 전환점이었네요. 그때부터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고 계시는군요.
2013년 한국에 들어온 뒤 영락교회 청년부에서 리더로서 여러 활동을 다 해본 것 같습니다. 작년에는 회장으로 섬겼는데 제 인생에서 특별한 경험을 참 많이 했습니다. 아주 사소한 것까지 하나님께 묻고 하나님께서 응답하시는 대로 삶의 걸음을 옮기다 보니 주변에서 안 된다고 하는 것까지 길이 열리더라구요. 하나님을 믿고 의지하면 하나님의 뜻 안에서 이끌어 주신다는 것을 참 많이 느꼈습니다.
특히 작년에는 ‘교회란 무엇인가’라는 원초적인 질문을 붙들고 씨름한 한 해이기도 해요. 앞으로 교회가 젊은 세대는 물론 믿지 않는 사람들을 품으려면 정말로 다각도로 많은 노력을 해야 할 것 같아요. 과연 비신자들이 교회에 대해 어떤 매력을 느낄까, 자문해 보면, 그다지 긍정적인 대답이 나오지 않더군요. 앞으로 우리가 살게 될 세상은 지금과 많이 다를 것입니다. 교회가 절대로 놓치지 말아야 할 핵심적인 본질을 제외하고는 모두 바꿀 수 있는 유연함이 필요해 보여요.
한편, 리더십의 본질은 하나님이라는 결론을 내렸어요. 전에는 제가 경험한 하나님에 대해 사람들에게 말하는 것이 쑥스러워서 용기가 필요했어요. 하지만 청년부 회장으로서 이 얘기를 어쩔 수 없이 하게 되었고, 그렇다 보니 리더십은 하나님으로부터 나온다는 걸 깨닫게 되었어요. 온갖 사회적 경험과 카리스마로 리더십을 가져 보려 해도 그것은 공동체 모두의 공감을 불러일으키지는 못해요. 역부족이죠. 인간의 리더십을 비교하면 A가 B보다 조금 더 잘할 수는 있지만 하나님이 개입하시면 어느 쪽이든 비교가 불가능하게 되죠. 이것은 제가 하는 사업에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어요.
삶에서 만나는 하나님은 어떤 분인가요?
하나님은 제게 트레이너와 같은 분이세요. 트레이너들이 운동을 시키면 그때마다 하기 싫고 귀찮고 꼭 해야 하나 싶은데 하고 나면 결과가 좋잖아요. 사업을 하면서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기도를 많이 했는데, 그때마다 느끼는 건, 제가 부족한 점이 많다는 겁니다. 제가 놓치거나 보지 못한 것들이 있더라구요. 하나님께서는 제가 만나는 어려움을 통해 저의 인격과 능력과 신앙을 단련시키세요. 언제나 다음 단계로 넘어가도록 이끄시죠.
“여호와께서 이미 자기를 떠나신 줄을 깨닫지 못하였더라”(사사기 16:20).
그동안 읽기도 많이 읽었고, 설교도 많이 들었던 말씀입니다. 강한 힘을 가졌던 삼손이 하나님이 떠나니 힘을 전혀 쓰지 못했다는 말씀입니다. 최근에 이 말씀을 읽고 충격을 받았을 뿐 아니라 마음에 깊이 새기게 되었습니다. 성경의 인물들은 하나님께서 함께하실 때 쓰임 받았어요. 그들이 특별해서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함께하셨기에 하나님의 일을 할 수 있었던 거죠. 전에는 삼손의 머리카락이 잘려서 힘이 빠졌다고 단순하게 생각했어요. 하나님께서는 우리와 함께하실 수도 떠나실 수도 있다는 핵심을 놓치고 있었던 거죠. 저는 지금 교회 일을 열심히 하고 있어요. 당연히 하나님을 위한 일이지요. 하지만 하나님과 함께하기보다 인간적인 생각과 기준으로 할 때가 더 많아요. 그랬기에 뭔가 행사를 하고 나면 마음에 남는 게 없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무슨 일이든지, 언제든지 하나님께서 함께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몰라요.
메이드로(MADERAW) 대표로 계신데, 메이드로는 어떤 회사인가요?
제가 사업을 시작한 게 2010년 가을이었습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라 힘든 때였죠. 의욕도 없고 모든 것이 다 허무하다고 생각했지만, 뭔가 일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부쩍 커졌는데, 우연히 질병에서 회복된 사람들 중에 생채식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직접 생채식을 해봤죠. 그랬더니 정신이 맑아지고 몸 상태가 좋아지는 경험을 했습니다. 마침 한국인 목사님이 운영하던 가게가 매물로 나와서 유기농 건강식품을 판매하는 ‘ecoterra’를 시작했습니다. 800개가량의 제품으로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1년가량 했는데 잘 안됐어요. 암이나 죽을병에 걸린 사람들이 쓰는 제품들이다 보니 사업적으로 한계가 있었던 거죠. 그래서 대상을 일반인들로 바꾸고 제품을 ‘코코넛 오일’ 하나로 줄여서 온라인 판매를 시작했습니다. 바로 ‘버진 코코넛 오일’입니다.
MADERAW는 ‘MADE Right And Well’, ‘올바르게 잘 만들다’라는 뜻입니다. ‘올바르게 잘 만들어진 오일’이라는 뜻을 담아 제품명을 메이드로 오일로 지었습니다. 코코넛에는 모유 성분의 로르산이 다량 함유되어 있습니다. 로르산은 피부 면역력을 증가시키고, 피부 보습력과 피부결 개선에 많은 도움을 줍니다. 고객의 대부분은 질병으로 고통받은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에요. 자연 방식으로 치유를 경험하고 새로운 삶을 살게 된 사람들이죠. 그들의 첫 번째 목표는 깨끗하게 사는 삶이었습니다. 화학성분이 들어 있는 제품을 피하고, 천연 재료로만 만든 식품과 생활용품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생활습관을 조금씩 바꾸어 나가면서 그들은 남들과 조금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어요.
앞으로 메이드로를 어떤 기업으로 세우고 싶으신가요?
모든 것이 하나님의 원리대로 돌아가는 완벽한 기업을 세우고 싶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될 수 있었나요?’라는 질문에 ‘하나님이 하시기 때문에’라고 답할 수 있는 그런 기업이 되면 좋겠습니다. 함께 일하는 직원들이 경쟁의 대상이거나 밟고 올라가야 하는 그런 관계가 아니고 사랑하며 나눠 주는 그런 관계가 가능한 곳, 세상이 요구하는 스펙보다 성령의 능력으로 일하는 곳, 사람들한테 ‘저렇게 해도 되는구나’라는 희망을 줄 수 있는 곳, 우리가 만들어 내는 결과물이 인간의 시각으로 볼 때 말이 안 되는 수준이 되어서 ‘하나님이 하셨다’라고밖에 말할 수 없는 그런 곳이면 좋겠습니다. 그러기 위해 하나님이 보시기에도 사회적으로도 경쟁력 있는 제품을 만들 것입니다. 쉽지 않겠지만 그래서 메이드로가 더 기대됩니다.
‘180초 바이블’이라는 유튜브도 하고 계시죠?
네. 제가 호기심이 많아서 이것저것 하고 싶은 것이 많습니다. 교회 청년들이랑 말씀을 나누면서 그들에게 신앙이 채워지고 있는 것일까 하는 의문이 들곤 했습니다. 직접 삶에서 신앙을 체험하지 않으면, 말씀이 잘 들어오지 않는 것 같더군요. 그래서 뜻이 맞는 청년들과 함께 영상을 만들어 보자고 했습니다. 수입 사업이 아니라 말씀을 전파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 일이죠. 우리의 목표는 성경을 더 재미있고 쉽게 보급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애니메이션으로 짧게 성경을 설명하는 것이었습니다. 세대 특성상 영상이 길면 청년들이 잘 보지 않으니까 3분, 180초 안에 최대한 쉽게 설명하는 것이죠. 지금까지 28편 올라왔습니다. 성경을 그냥 텍스트로 읽는 사람들 말고, 이걸 이해하고 묵상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참으로 놀라운 일이 일어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됩니다. 성경을 좀 더 쉽게 이해하고 싶다면, 성경을 한번 읽고 싶다면, ‘180초 바이블’을 활용해 볼 것을 권합니다.
마지막으로 가이드포스트 독자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나요?
릭 워렌 목사님은 교회를 세우기 전에 성경을 13번 정도 읽으셨다고 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으로 마음을 채우고 싶어서였죠.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저 역시 성경을 더 깊게 파고들수록 점점 변해 가는 저를 발견하게 됩니다. 말씀이 저를 변화시키는 거죠. 교회도 제대로 안 다니던 제가 이렇게 했다고 하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게 아닐까요? 성경을 텍스트로만 읽는 게 아니라 전체를 이해하면서 하나님의 마음까지도 묵상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제가 그런 말을 많이 하면 할수록 제 주변 사람들도 영향을 받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여러분도 이것은 삶의 미션이라고 생각하고 해보시길 권합니다. 저에게도 좋고, 남에게도 좋고, 하나님 보시기에도 좋은 아주 완벽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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