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초롱이와 하나님


Guideposts 2020 | 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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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ideposts 2020 | 07

초롱이와 하나님


『초롱이와 하나님』으로 팔로우가 4만 3천인 김초롱 웹툰 작가. 요즘 그는 시쳇말로 핫하다. 그러나 목회자의 자녀로 모태신앙인인 그는 한때 우울증으로 인해 자해와 자살까지 시도한 적이 있다. 그 자신도 자신을 포기한 순간, 그를 절대 포기하지 않은 분이 있었으니 바로 하나님이시다. 김초롱 작가는 하나님을 만나고 나서야 비로소 살아야 할 이유를 찾았고 절망의 심연보다 더 깊고 넓은 사랑을 그 내면에 채움 받게 되었다. 그리고 그 사랑을 흘려보내기 위해 웹툰 작가가 되었다. 우리는 신앙인의 고민을 에피소드로 담아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그를 ‘SNS 사역자’라고 부른다.





『초롱이와 하나님』의 팬입니다. 드디어 ‘초롱이’를 만나게 됐네요. 반갑습니다.


안녕하세요, 소셜미디어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크리스천 웹툰 작가 김초롱입니다. 1987년 아버지가 경기도 성남에 교회를 개척(성남만나교회, 김환수 담임목사)하셨는데, 설교단 뒤에 세운 가벽 너머가 우리 집이었어요. 집이 곧 교회였죠. 어린 시절 기억은 온통 교회에서 지낸 것밖에 없어요. 달란트 시장을 해서 친구들이랑 같이 떡볶이를 먹었던 기억도 나고, 어머니가 교회 칠판에다 별, 나무, 달을 그리며 가르쳐 주시던 기억도 나고요. 

아버지는 신사셨고, 어머니는 열정인이셨어요. 제 기억으로 두 분이 싸우는 걸 본 적이 없으니 엄청난 잉꼬부부셨죠. 제게도 넘치는 사랑을 주셨고요.

하지만 교회가 곧 집이라는 건 여러 가지 제약이 따른다는 걸 의미해요. “목사 딸이 그러면 안 되지!”라는 말을 교회에서뿐 아니라 학교에서도 들었거든요. 무슨 일을 하든 무슨 말을 하든 목사 딸이 평가의 기준이었어요. 아직 정체성이 정립되지 않은 나이에 목사의 딸로서 성도들의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부담감, 그 때문에 마주하게 되는 상처 등이 힘들고 혼란스러웠죠. 하지만 지금은 당시를 떠올리면 그런 고통이 하나도 느껴지지 않아요. 그냥 따뜻한 아버지 품 같아요.



지금 웹툰을 그리고 계십니다. 어릴 때부터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하셨나요?


어릴 때부터 만화를 좋아했어요. 학창 시절에 교과서 모서리마다 그림으로 채우던 학생이 저였답니다. 집에는 만화책 몇 백 권을 쌓아 놓았고요. 고등학교 때 만화를 정말 많이 봤어요. 그림을 그리는 걸 참 좋아했는데, 알고 보니 아버지가 화가가 되고 싶어 했더라고요. 아버지의 달란트를 제가 이어받은 거죠. 홍익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하고 싶었는데, 고등학교 3학년이 되던 해 아버지가 미대 입시를 도와줄 수 없다고 하셔서 한동대학교 산업디자인과에 입학하게 됐어요. 사실 한동대학이 어디 있는 줄도 모르고 담임 선생님의 권유로 원서를 썼죠. 부모님과 함께 학교가 있는 포항에 내려가면서 엉엉 울었어요. 이렇게 구석진 시골에서 학교 다니기 싫다면서요.(웃음)



대학 생활이 쉽지 않았다고 들었어요.


여중, 여고를 다닌 데다 집과 학교, 교회밖에 모르던 터라 그것과 색깔이 무척 다른 캠퍼스라는 세계를 접하고 무척 혼란스러웠어요. 한마디로 문화적인 충격이었죠. 부자인 친구들도 많고, 외국에서 살다 와서 영어를 잘하는 동기들도 있고… 온통 예쁘고 잘난 친구들로 둘러싸이게 

되자 제가 너무 초라해 보이는 거예요. 

‘그리스도를 위해 사는 사람’이 제 정체성이라고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 돌아보니 세상 문화를 여과 없이 받아들이고 있었고, 세상이 좇는 것을 채우려고 애쓰고 있더라고요. 그런데 그것이 절 더 공허하게 만들었어요. 결국 우울증까지 겪게 되었죠.



우울증이 생겼다는 것을 인지했을 때, 여러 가지 마음이 교차했을 것 같아요.


제가 정말 힘들었던 건 제 내면에 해결되지 않는 것들 때문에 힘들어하면서도 다른 친구들에게 신앙상담을 해주고 있다는 것이었어요. 친구들에게 “하나님은 널 사랑해”라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면서 정작 저 자신은 그 사랑을 몰라 허우적거렸어요. 그런 제가 ‘위선자’ 같아서 너무 미웠고 그러면서 우울증에 빠지게 되었어요.

우울증의 시작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는데 대학교 4학년, 6월 디자인경제 수업 시간이었어요. 누군가 제게 ‘초롱아! 너는 왜 살아?’라고 속삭이는 거예요. 그 물음에 저는 대답을 못 했어요. 하나님이 어떤 분인지 잘 모르겠고, 그렇다고 돈과 명예를 좇는 사람도 아니고, 도대체 내가 왜 살아야 하는지 모르겠더라고요. ‘아! 나는 이 세상에 별로 희망이 없구나. 안 살아도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갑자기 나락으로 떨어졌죠. 주어진 과제를 미루거나 안 한다는 건 제겐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인데, 다음 날 아주 중요한 시험을 아무 준비 없이 봤어요. 아주 이례적인 일이었죠. 

그때부터 행동거지가 달라지기 시작했어요. 천천히 찾아온 게 아니라 곤두박질했어요. ‘하나님이 날 버렸구나! 하나님은 쟤네들만 사랑하고 날 사랑하지 않아’ 하며 분노로 이글거렸어요. 그리고 곧바로 행동으로 옮겼죠. 자해하고 강의실에서 뛰어내리려고 하고요. 부모님은 전혀 모르셨어요. 부모님은 성남에 계셨고, 저는 포항에 있었으니까요. 다행히 포항에서 다니던 교회 목사님과 사모님께서 제 상태가 어떤지 아셨을 텐데 아무 말 없이 따뜻하게 품어 주셨어요. 전날 마신 술로 술 냄새를 풍기며 예배에 나간 적도 있거든요.

방학 때 성남에 있는 집에 가서 방바닥을 얼굴에 대고 울면서 정신병원에 보내 달라고 어머니한테 이야기한 적이 있어요. 어머니는 그때 다림질을 하고 계셨는데, “아픈 애가 아닌데, 거기 네가 왜 가?” 하고 말씀하셨죠. 우울증에 걸린 사람은 누군가 “너는 정상이야”라고 말해 주기를 바라게 돼요. 예수님을 믿지만 그럴 수 있다고, 지극히 정상이라고 말씀하시는 부모님 덕분에 제가 살아날 수 있었어요. 

지금은 우울증에서 벗어나 회복되셨죠? 그 계기가 무엇인가요?


그렇게 대학을 졸업하고 디자이너로 직장생활을 하다가 2009년, 그러니까 25세에 태국으로 여행을 간 적이 있어요. 태국에서 선교사로 사역하고 있는 친구도 만날 겸 휴식도 가질 겸 간 여행이었죠. 그때 친구가 동역하는 선교사님이 대언기도를 하신다면서 저더러 한 번 뵙고 가라고 했어요. 제가 목사 딸이니 은사집회 같은 걸 얼마나 많이 참석했겠어요. 너무나 익숙한 일이었는데도 ‘대언기도’라는 말을 듣는 순간 심장이 터질 것 같더라고요. 그렇게 방콕을 떠나기 전 의심스런 눈초리로 그분을 만났고 기도를 받았어요. 그런데 뜻밖에도 그분이 제가 우울증에 걸려 자해를 시도하던 순간이며 혼자 울던 순간을 얘기하며 하나님께서 그때 너와 함께하셨다고 말해 주었어요. 그 순간 마음이 무너져 내렸어요. 하나님이 살아 계시구나, 내가 자해나 자살을 시도할 때마다 나를 막으셨구나. 펑펑 울며 회개했어요. 그때 하나님은 사랑이시라는 말을 분명하게 깨닫게 되었어요. 그리고 그날 이후 자해나 자살을 기도한 적이 없어요. 그날이 곧 회복의 시작이었던 거죠.



웹툰 『초롱이와 하나님』은 팔로우가 4만 3천(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정도 되는데,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요?


『초롱이와 하나님』은 회복의 결과물이에요. 저는 매년 교회에서 봉사자 임명장을 4~5개 받은 것 같아요. 그런데 어떤 일이든 누군가 제게 봉사해 주겠느냐고 물어본 적도 없고, 그렇다고 제가 자발적으로 참여한 적도 없어요. 목사 딸이니까 봉사도 헌금도 당연하게, 습관에 따라 한 거예요. 그런데 태국에서 하나님을 만난 이후 주님을 향한 내 사랑을 표현해 드리고 싶었어요. 진심으로, 간절하게 하나님을 기쁘게 해드리고 싶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갓피플에서 웹툰 작가를 모집한다는 글을 봤어요. 그 글을 보는데 심장이 쿵쾅쿵쾅 뛰었어요. 그림을 좋아하니까, ‘그림으로 하나님을 기쁘게 해드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 2011년부터 웹툰을 그리기 시작했어요. 하나님께서 제 삶의 목적이자 구원자이신 것을 웹툰을 통해 전했어요. 직장생활도 그만두고 2014년부터 3년 동안 호주에서 예수전도단(YM) DTS 훈련과정과 간사 사역을 하기도 했어요. 

호주에서 보낸 시간 동안 신앙의 깊이가 깊어졌어요. DTS 훈련에서 회개 시간을 가질 때마다 제 마음에 어머니가 계속 걸리더라고요. 집에서 진 빚 때문에 저는 그토록 바라마지 않던 유학도 포기해야 했고 직장생활하면서 받은 월급도 빚 갚기 바빴어요. 그로 인한 원망과 미움, 분노가 제 마음에 가득하다는 걸 기도하면서 알게 되었어요. 모두가 기도를 마치고 난 뒤에도 혼자 남아 끝까지 버텼지만 어머니를 도저히 용서할 수가 없더라고요. 어머니를 용서하고 나면  저의 20대가 안타까워서 어떻게 하나 싶었어요. 하지만 결국, 마침내 주님의 은혜로 어머니를 용서할 수 있었어요. 공항에서 저를 데리러 온 어머니를 만난 순간, 어머니가 고귀한 여자로 보이더군요.

제가 본격적으로 웹툰 작가의 길로 들어선 것은 2018년부터예요. 호주에서 사역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왔는데, 원래 하던 일들이 다 끊기면서 모든 면에서 힘들어졌어요. 그런데 한 출판사로부터 연락이 와서 『초롱이와 하나님』을 출간하자고 제안을 했고, 당시 소셜미디어 작가들이 생기는 시점이라서 소셜미디어에 그동안 그린 그림들을 올리기 시작했어요. 반응이 좋았고, 팔로우가 늘어났어요. 



『초롱이와 하나님』을 통해 생각지도 못한 일이 많았다고 하는데 어떤 일들이 있었나요?


가장 먼저 저를 ‘sns 사역자’라고 말씀해 주시는 분들이 계세요. 제 웹툰을 보고 DM(Direct Message)으로 너무나 사적이고 개인적인 고민들을 보내 주세요. 술, 담배, 혼전순결, 낙태, 동성애, 십일조 문제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으시죠. 청소년, 청년들이 가장 많이 물어보는 것이 하나님을 어떻게 사랑할 수 있느냐예요. 그 사랑을 너무나 알고 싶은데 방법을 모르겠다는 거예요.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와 관련된 말씀을 찾아 주고 하나님께서 말씀을 통해 성령을 부어 주시기를 기도하는 일이죠. 이런 일들이 많아지면서 하나님께서 부르신 자리가 여기인가 했어요. 

작년 초에 『초롱이와 하나님』 웹툰과 제가 10년 넘게 브랜드 디자이너로 일한 경험을 살려 네이버에 ‘초롱이네 문방구’라는 크리스천 문구용품을 판매하는 쇼핑몰을 만들었어요. 10명의 선교사님과 10개의 교회를 정기후원하기 위해 시작하게 되었는데, 앞으로 5천 명을 먹일 수 있기를 바라요. 선교지에서 혹독한 훈련을 통해 재정은 주님 것이라는 것을 깊이 깨달았어요. 저는 나가는 선교사가 아니라 보내는 선교사로, 재정을 흘려보내는 통로로 역할을 잘 감당하고 싶어요. 

한편, 웹툰 작가로 포털사이트에 등단해 드라마나 영화 제작으로도 이어져 하나님의 사랑이 더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어요. 올 8월 즈음 두 번째 책을 선보이려고 준비하고 있어요.

소셜미디어를 기반으로 활동하다 보니 직장생활과 다르게 크고 작은 문제들에 직면하게 돼요. 때때로 정말 견딜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해요. 그때마다 “내 영혼아 네가 어찌하여 낙심하며 어찌하여 내 속에서 불안해 하는가 너는 하나님께 소망을 두라 그가 나타나 도우심으로 말미암아 내가 여전히 찬송하리로다”(시 42:5)는 말씀을 의지해서 헤쳐 나가고 있어요.



마지막으로 가이드포스트 독자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이전에 저는 하나님을 추상적으로 믿었어요. 막연히 하나님을 안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그분을 잘 몰랐어요. 하지만 지금은 하나님은 정말 불가능이 없으신 분이라고 확실하게 말할 수 있어요. 우울증을 겪으면서 저는 저 자신을 포기했지만, 하나님은 단 한 번도 저를 포기하신 적이 없어요. 저를 포기하지 않는 유일한 분은 바로 하나님이세요. 빚에 허덕이며 눈물 젖은 빵을 먹던 제게 용기를 주고 힘을 주신 분도 하나님이세요. 

지금까지 제 삶에 행하신 하나님을 보면 그분은 역전의 하나님, 불가능을 가능하게 하는 하나님이세요. 혹시 삶이 힘들고 어렵다면 여러분을 절대 포기하시지 않는 분이 있음을 기억하기 바래요. 혹시 우울증을 겪고 있다면 자책하지 말라고 말해 주고 싶어요. 예수님 믿어도 우울증을 겪을 수 있어요. 하나님께서 저를 회복하셨듯이 여러분도 회복하실 거예요. 하나님을 의심하지 마세요.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천국을 맛보는 은혜를 경험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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