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하나님의 빠수니스트


Guideposts 2020 | 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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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ideposts 2020 | 08

하나님의 빠수니스트


일반인에게는 조금 낯선 바순을 연주하는 김새미 바수니스트. 그는 고등학교 1학년 때 처음 바순을 만난 뒤, 서울대학교 관악과에 입학했으나 어렸을 때부터 음악을 공부한 친구들에 비해 자신이 부족한 점이 많다고 느껴 고민이 많았다. 그러나 손에 쥔 건 고작 작은 물맷돌에 불과한데 거인 골리앗을 향해 당당하게 걸어간 다윗이 곧 자신처럼 느껴졌다. 그러자 도전 못할 게 없어졌고 마침내 그는 세상의 골리앗을 향해 나아가는 ‘예술하는 예수쟁이, 하나님 빠수니스트’가 되었다.





유튜브에서 찬양 연주하시는 걸 봤는데, 이렇게 직접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안녕하세요. ‘바순’이라는 악기로 하나님을 찬양하는 ‘예술하는 예수쟁이’ 바수니스트 김새미입니다. 저는 어머니 뱃속에서부터 교회를 열심히 다닌 모태신앙인이에요. 저희 아버지는 목사님이시고, 1990년에 개척(벧엘감리교회, 김태근 목사)을 하셨어요. 처음에는 상가 지하에서 시작해서 지금은 하나님의 은혜로 아름다운 성전에서 예배를 드리고 있어요. 올해가 30주년 되는 해입니다. 

어린 시절 부모님은 교회 일로 항상 바쁘셔서 외할머니가 저와 오빠를 돌보셨어요. 외할머니의 돌봄과 부모님의 기도 덕분에 큰 사고나 어려움 없이 학창시절을 보낼 수 있었어요. 저는 한마디로 공부도 열심히, 교회 생활도 열심히 하는 모범생이었어요. 여기에는 교회를 위해 헌신하는 부모님에게 누가 되어선 안 된다는 생각도 강하게 작용한 것 같아요.


‘바순’을 늦게 시작했다고 들었어요.


음악 전공하는 다른 친구들에 비하면 굉장히 늦은 나이에 시작했어요. 고등학교 1학년 때 바순을 처음 만났거든요. 제가 공부를 못하지 않고 열심히 하긴 하는데 그보다 음악을 참 좋아했어요. 고등학교 입학 후 진로에 대해 고민하면서 음악 전공을 하고 싶다고 부모님께 의논을 드렸어요. 어머니가 아시는 사모님이 제 얘기를 전해 듣고 “우리 교회에 ‘바순’이라는 악기를 가르치는 권사님이 계시는데, 이 악기 한 번 배워 보지 않겠냐”고 해서 바순을 처음 만나게 되었어요. 그때부터 매일 밤늦은 시간까지 교회에서 연습했죠. 그렇게 만난 바순이 벌써 15년이 되었어요. 이제 바순은 제 인생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저와 한 몸이 되었어요. 


바순을 늦게 시작했는데도 명문 대학에 입학하셨어요.


고등학교 1학년 때 바순을 전공하겠다는 결정과 함께 목표를 서울대학교로 잡았어요. 이 분야에 대해서 잘 몰랐기 때문에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만약 제가 음대와 관련된 정보가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현실에 맞는 목표를 정했을 거예요. 대학교에 와서 보니 다른 친구들은 이미 어렸을 때부터 악기를 시작했더라고요. 예중, 예고를 나온 친구들도 많고, 대부분 어릴 때부터 오케스트라를 비롯해서 음악이론 수업까지 들었더군요. 소위 엘리트 코스를 밟은 영재들이었어요. 그런 그들과 제가 어깨를 나란히할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예요.

제가 늦은 나이게 바순을 시작하고 서울대학교를 목표로 세웠을 때 가족들이 감사하게도 저를 많이 응원해 주었어요. “네가 무슨 서울대야”라고 말하지 않고 “그래, 한번 해보자” “기도하자”라고 응원하고 기도해 주었어요. 하지만 현실은 만만하지 않았죠. 어려움이 찾아올 때면 사무엘상 17장 45절 말씀(“다윗이 블레셋 사람에게 이르되 너는 칼과 창과 단창으로 내게 나아오거니와 나는 만군의 여호와의 이름 곧 네가 모욕하는 이스라엘 군대의 하나님의 이름으로 네게 나아가노라”)으로 용기를 내곤 했어요. 어느 해 수련회에 갔다가 이 말씀을 받았는데요. 당시 제가 실력이 쟁쟁한 골리앗 앞에 선 평범한 소년에 불과한 다윗처럼 느껴졌나 봐요. 실제로 음악을 공부한 시간이나 범위, 경험이 일천했으니까요. 

하지만 이 말씀을 통해 다윗이 하나님과 함께함으로 물맷돌 하나로 골리앗을 쓰러뜨렸듯이, 저도 하나님 안에서 바순 하나로 두려움을 주는 세상을 이길 수 있다고 확신했어요. 이후로 큰 무대에 설 때나 시험을 앞두고 있을 때나 이 말씀을 읆조리며 힘을 얻었어요.

대학 생활을 하면서 신앙적으로 갈등은 없었나요? 


대학 입학하고 가장 먼저 술 문화와 부딪혔어요. 특히 관악과의 술 문화는 학교에서도 알아줬어요. 대학 합격 소식만 듣고 아직 입학도 하기 전에 신입생 환영회와 MT가 있다고 과에서 연락이 왔을 정도예요. 연주가 있을 때는 물론이고 수시로 술자리가 마련되어서 술을 마시지 않는 저로선 정말 괴로웠어요. 대개 필참이다 보니 ‘과를 옮겨야 하나?’ 하는 생각도 한 적이 있어요. 그래도 선배와 친구들이 기꺼이 도와주고 순간순간 피할 길을 내줘서 그 혼란의 시간을 잘 이겨 낼 수 있었어요.

그렇게 대학 문화가 주는 충격으로 정신이 혼미해져 있을 때 ‘관악과 기도 모임’(관기모)이 있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제가 입학하기 2~3년 전에 생겼다고 하더라고요. 관기모는 제 대학 생활의 단비였어요. 관기모는 많은 사람이 모인 건 아니지만, 그래도 그 안에서 서로 힘들 때 기도해 주는 시간이 달콤한 휴식 같았어요. 나중엔 아직 신앙이 깊지 않은 친구나 초신자 친구들이 찾아와 제게 신앙 상담을 하곤 했어요. 제가 리더로 기도 모임을 이끌기도 했고요. 관기모 활동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서울 기독인 연합모임에서 가진 콘서트에 저희가 찬양으로 참여한 거였어요. ‘교회 밖’ ‘세상적’이라고만 여기던 학교에서 하나님의 사람들과 아름다운 하모니를 만드는 귀한 경험이었어요. 관기모 덕분에 대학 4년을 알차게 보낼 수 있었어요. 


대학 졸업 후 유학을 가신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요?


제가 음악을 늦게 시작해서 친구들과 차이가 많이 났어요. 대학 생활 내내 그 부분 때문에 고민을 많이 했어요. 졸업 후 음악교사가 되기 위해 이화여자대학교 교육대학원 음악교육과에 원서를 썼고 합격을 했어요. 그리고 방학 동안 사촌동생과 미국에 갔어요. 그런데 그곳에서 바순의 매력에 새롭게 빠진 거예요. 한국에는 바순 교수님이 전국적으로 2~3명밖에 없어요. 그것도 대부분이 강사이시죠. 그런데 미국에는 학교마다 교수님이 적어도 두 분 이상 계셨어요. 바순을 좀 더 집중적으로 배울 수 있겠다 싶어 유학을 결심했죠. 더구나 장학금을 50%밖에 안 준다 해서 인디애나주립대학(Indiana University)을 포기했는데, 담당 교수님이 제 사정을 듣고 장학금을 100% 주시겠다고 했어요. 덕분에 인디애나주립대학에서 3년 동안 깊이 있는 공부를 할 수 있었어요. 연주 스킬과 레슨, 오케스트라와 같은 음악적인 기회도 가질 수 있었고요. 유학 생활은 한편으로 신앙적으로 성숙해지는 계기가 되기도 했어요.


유학 중의 신앙생활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한국에선 한 교회에만 다녔는데, 그렇다 보니 신앙적인 시야가 매우 좁았던 것 같아요. 더구나 목회자 자녀인 만큼 교회 일을 많이 했어요. 그땐 제가 뭐라도 된 줄 알았죠. 유학 생활 중에 한인교회를 다니게 되었는데, 거기서 또래 청년들의 헌신과 열정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숙연해지고 신앙에 대해 진지해지더군요. 하나님께서 언제나 내 편이 되시며 함께하신다는 걸 깊이 체험하기도 했고요. 음악적인 배경도 없고 가진 재능도 별로 없는 제가 지금까지 음악을 계속할 수 있었던 건 하나님께서 도우시고 인도하셨기 때문이에요.

인디애나주립대학교에는 한국 사람들이 참 많았어요. 저희 과에도 많았는데 그 친구들이랑 음악으로 함께 찬양할 수 있다는 게 너무 좋더라고요. 하나님을 찬양하는 것이 그렇게 기쁠 수가 없었어요. 한편으로 다른 악기들과 협연해서 다양한 연주를 시도한 바순 찬양 연주가 이 시기에 SNS를 통해 널리 퍼지게 되었어요. 찬양 앨범 〈The Gift〉가 나오는 계기였죠.

찬양 앨범은 어떻게 내게 됐나요?


제 찬양 연주의 시작은 유학 시절부터였어요. 인디애나 한인교회에서 특송으로 바순 연주를 했는데 친구가 신기해하면서 영상을 찍어 주었어요. 부모님께 보여 드리고 싶어서 그 영상을 SNS에 올렸는데, 의도치 않게 모르는 사람들 사이에서 그 영상이 퍼져 나간 거예요. 그들로부터 연주 영상 자주 올려 달라는 메시지도 받았고요. 그때 ‘누군가에게는 나의 바순 연주가 은혜가 될 수 있구나’ 생각했고, 이후 찬양 연주를 영상으로 찍어 SNS에 올렸어요. 

당시에는 바이올린, 피아노, 플루트 등의 찬양 연주 앨범은 많았지만, 바순 연주 앨범은 전혀 없었어요. 어느 날, 기도하던 중에 ‘그 앨범을 네가 만들어 보아라’라는 꿈을 주셨고, 그때부터 기도로 앨범 작업을 준비한 뒤 마침내 음반을 발매하게 됐어요. 앨범 준비 중에 만난 어떤 친구가 “오! 예술하는 예수쟁이?!”라고 말했는데, 그 말이 마음에 들어서 이후 사람들한테 ‘예술하는 예수쟁이’라고 소개하고 있어요. 그러면서 저 자신에게 끊임없이 ‘정말 예술하는 예수쟁이로 살아가고 있는가’ ‘무대 밖에서도 나는 예술하는 예수쟁이인가’라는 질문을 하며 마음을 다잡곤 해요. 


앞으로 계획은요?


지금처럼 사람들에게 바순이라는 악기도 전하고, 바순으로 찬양을 나누며 많은 사람들을 위로하고 싶어요. 아직도 바순을 본 적도 없고 연주를 들어 본 적도 없는 사람들이 많아요. 그런데 바순 연주를 들어 본 사람은 그 따뜻하고 울림을 주는 소리에 반하게 되죠. 제 앨범이 찬양곡이다 보니 제 연주를 듣는 사람은 믿는 사람들로 한정이 돼요. 그런 점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듣는 음악을 만들고 싶어요. 물론 찬양곡이라는 점은 변함이 없고요. 지금 싱글 앨범을 준비하고 있는데요. 그중 한두 곡은 믿지 않는 사람이라도 좋아할 만한 곡이에요. 제 연주가 불신자도 찬양을 좋아할 수 있는 계기가 되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가이드포스트 독자에게 하고 싶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렇게 지면을 통해 여러분에게 인사를 드리게 되어 참 반갑고 또 감사해요. 많은 분이 ‘바순’이라는 악기가 생소하실 텐데, 앞으로 관심을 갖고 연주도 들어 보고 찬양 영상도 찾아서 보며 바순의 매력을 느껴 보셨으면 좋겠어요. 저는 콘텐츠를 새롭게 개발하는 동시에 계속해서 바순으로 찬양하겠습니다. 응원해 주시고, 기도해 주세요. 

그리고 언젠가 직접 연주해 드리며 은혜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음원이나 디지털로 듣는 것보다 실제도 듣는 것이 훨씬 더 좋거든요. 제 연주가 많은 분들에게 큰 위로가 되고 기쁨이 되기를 소망하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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