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ing Longer, Living Better
헴버거 헬퍼
Guideposts 2020 | 09
Living Longer, Living Better
Guideposts 2020 | 09
헴버거 헬퍼
Severe weather, dehydration, wild animals. The perils of the Pacific Crest Trail are many. But there’s also ex-cop Steve Scarano
악천후와 탈수에 야생동물까지,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에 도사린 위험은 한둘이 아니다.
하지만 그곳에는 전직 경찰 스티브 스카라노가 있다.
BY STEVE “HAMBURGER HELPER” SCARANO, Vista, California
스티브 ‘햄버거 헬퍼’ 스카라노 캘리포니아주 비스타
The bright orange tarp is spread out on the hard-packed desert sand and filled with strawberries, cherries, cupcakes, Twinkies, hot sauce, Pop-Tarts, Milky Ways and our homemade PB&J burritos. We have gallons of ice-cold lemonade and iced tea ready to pour and lots of vitamin I: ibuprofen for those aches and pains that come with serious hiking. We’re on the Pacific Crest Trail, a hundred miles north of the Mexican border. Day Six for most thru-hikers.
They start coming at 9:30 in the morning, boots kicking up dust. I don my angel wings—a big feathery appendage from the Dollar Store—to greet them. Our sign says MAJIK, the words spelled out in pink duct tape. Trail magic is what hikers call it, the unexpected blessings that appear on their journey. Doing this year after year has proved a blessing on my own life journey. But it wouldn’t have come about without prayer.
I was a police officer in the coastal town of Oceanside and, before that, a Marine. When I retired, I stayed busy volunteering. I taught wilderness skills to kids, and in another program we paired at-risk youth with first responders to do a ropes course, teaching them teamwork and leadership. I served on the Eagle Scout review board. I liked being outdoors and getting exercise. “You seem pretty happy being retired,” my wife, Emmy, observed. I was.
Then in 2007 our good friends Marty and Norma decided to thru-hike the Pacific Crest Trail, starting down at the Mexican border and going all the way north to Canada. Five months of the great outdoors, five months of facing the elements. I’ve done my share of backpacking, going to the top of Mount Whitney and the bottom of the Grand Canyon, but hiking one end of the PCT to the other—a trek of some 2,600 miles—was out of my league.
They invited us to see them off at the southern terminus. We couldn’t pass up the chance. “It’s amazing all the work and planning they’re putting into this,” I told Emmy.
단단히 굳은 사막 모래 위에 밝은 주황색 방수천이 펼쳐지고 딸기, 체리, 컵케이크, 트윙키(노란 스펀지케이크에 크림이 든 과자‒역주), 핫소스, 팝-타르트(얇은 과자 사이에 달콤한 잼이 든 과자‒역주), 밀키웨이(초콜릿 바‒역주), 땅콩버터와 잼을 넣고 집에서 만든 브리토가 가득 차려진다. 얼음처럼 차가운 레모네이드와 아이스티 몇 리터도 따를 준비가 됐고 비타민 I도 충분하다. 비타민 I는 이부프로펜(소염진통제‒역주)으로 본격적인 하이킹에 따르게 마련인 쑤심이나 통증에 대비한 것이다. 우리는 멕시코 국경에서 북쪽으로 160km 올라간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미국 서부를 종단하는 트레일‒역주) 도중에 있다. 트레일을 완주하는 사람이라면 대개 6일째에 해당하는 곳이다.
아침 9시 30분이면 사람들이 부츠로 흙먼지를 일으키며 오기 시작한다. 나는 천사 날개염가 판매점에서 구한 것으로 큼직하고 깃털이 달린 부착물를 걸치고 사람들에게 인사를 건넨다. 우리 간판에는 분홍색 덕트 테이프로 ‘매직(MAJIK-magic(마법)을 이용한 말장난‒역주)’이라고 쓰여 있다. 하이커들은 여행길에 나타난 예기치 못한 행운이라며 ‘트레일 매직’이라고 부른다. 해마다 이 일을 해온 것은 내 인생 여정에도 행운이었다. 하지만 기도가 없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다.
나는 오션사이드라는 바닷가 마을의 경찰이었고 그전에는 해병대였다. 은퇴 후에도 봉사활동을 하면서 분주하게 지냈다. 아이들에게 야생에서 생존하는 데 필요한 기술을 가르치고, 다른 프로그램에서는 학대받는 청소년과 응급의료요원을 짝지어서 로프 코스(지면, 나무, 전신주 등에 로프를 묶고 이를 활용해서 다양한 활동을 하는 야외 스포츠‒역주)를 하면서 팀워크와 리더십을 가르쳤다. 이글 스카우트(미국 보이스카우트의 마지막 단계로 뛰어난 단원에게 주어지는 최고의 영예‒역주) 위원회에서 일하기도 했다. 밖으로 나가 운동하는 게 즐거웠다.
“당신은 은퇴해서 꽤 행복해 보여요.”
아내 에미의 평이었다. 사실이었다.
그러던 2007년, 우리의 좋은 친구인 마티와 노마가 멕시코 국경에서 시작해 캐나다가 있는 북쪽으로 올라가며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을 완주하기로 했다. 5개월에 걸친 대단한 야외 활동인 동시에 그 기간 동안 악천후와 맞서야 했다. 나도 배낭여행이나 휘트니산 정상에 오르고 그랜드캐니언의 바닥까지 내려가는 정도는 해보았지만,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의 한쪽 끝에서 다른 쪽 끝까지 하이킹하는 일4184km에 이르는 길고 고된 길은 내 수준 밖의 얘기였다.
마티와 노마는 우리를 초대했고 남쪽 기점에서 그들을 배웅할 수 있게 해주었다.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
“두 사람이 이번 일에 쏟는 모든 노력과 계획은 대단해요.”
내가 아내에게 말했다.
There’s a mighty short window of opportunity for thru-hikers. Some years, they can’t start earlier than late April because of snow in the Sierras and can’t go later than mid-May because of snow in the Cascades. The last weekend of April, we joined Marty and Norma at the start of the trail, before they headed off toward the Anza-Borrego desert. It was almost like a party: booths set up, vendors selling gear, friends and family cheering on loved ones.
Emmy, Marty, Norma and I gathered at the southern terminus early in the morning. We held hands and prayed. We waved goodbye as, laden with backpacks, our friends stepped out on a narrow sagebrush-lined path. “I’ll be praying for you,” I promised.
And I did. I could imagine what it would be like, the stunning views, the starlit skies, the wildlife, the flowers. But also the fatigue, the burnout, the aches and the blisters, the blazing sun, the bitter winds.
I looked at a map and figured out where they’d be after one hundred miles, a spot called Eagle Rock because of a magnificent raptor-like rock formation. It would be easy enough for me to meet them there. I could drive to Warner Springs and then hike in four miles with some food and drink. A welcome surprise, I hoped.
I went to McD’s, bought some burgers and fries and drinks for them—and for whoever else might show up. I put the food in a backpack, and then we hiked toward Eagle Rock. We met Marty and Norma before we reached it, midmorning. Together we sat under a scraggly elderberry tree. They seemed really glad to see us. So did the other hikers. We chatted, and they ate voraciously. One lady who claimed to be a vegetarian didn’t seem to mind getting a burger. She dubbed me “Hamburger Helper,” and the name stuck. (Okay, I also ended up making a laminated label for myself from a Hamburger Helper box.) “You’re a trail angel,” someone else said. Hence the wings from the Dollar Store.
트레일을 종단하려는 하이커에게 적당한 시기는 매우 짧다. 어떤 해에는 시에라산맥의 눈 때문에 4월 말 이전에는 출발할 수가 없는데, 한편으로 캐스케이드산맥의 눈 때문에 5월 중순보다 늦어지면 안 된다. 4월 마지막 주말에 우리는 트레일 시작점에서 두 사람을 만났다. 두 친구가 안자-보레고 사막으로 떠나기 전이었다. 모임은 거의 파티 같았다. 부스를 세우고 노점상들이 장비를 팔았다. 친구들과 가족들이 사랑하는 둘을 응원했다.
에미, 마티, 노마, 나는 아침 일찍 남쪽 기점에 모여서 손을 잡고 기도했다. 우리는 손을 흔들어 작별 인사를 했고 배낭을 멘 친구들은 좁고 산쑥이 뒤덮인 길로 발걸음을 옮겼다.
“둘을 위해 기도할게.”
내 약속이었다.
그리고 정말 그렇게 했다. 경이로운 풍경, 별이 빛나는 하늘, 야생 동식물, 꽃들이 어떤 모습일지 상상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극심한 피로, 의욕 상실, 통증, 물집, 작열하는 태양, 매서운 바람도 그려졌다. 지도를 보고 마티와 노마가 160km를 지나면 어디쯤 있을지 찾아냈다. 맹금을 닮은 웅장한 바위가 있어서 이글록이라고 부르는 지점이었다. 거기서 친구들을 만나는 일은 쉬울 터였다. 워너 스프링스까지 차를 몰고 간 다음, 먹을 것과 마실 것을 좀 챙겨서 6.4km를 걸어가면 된다. 반갑고도 놀라운 일이기를 기대했다.
맥도날드에 가서 친구들그리고 누구든지 또 나타날 사람을 위해 햄버거, 감자튀김, 음료를 샀다. 배낭에 음식을 넣고 이글록까지 하이킹했다. 이글록에 도착하기 전인 아침나절에 마티와 노마를 만났다. 우리는 가지가 삐죽삐죽 튀어나온 딱총나무 아래에 같이 앉았다. 친구들은 우리를 만나서 정말 반가운 눈치였다. 다른 하이커들도 마찬가지였다. 우리는 수다를 떨었고 그들은 게걸스럽게 먹었다. 채식주의자라던 한 여성은 거리낌 없이 햄버거를 받았다. 그 사람이 내게 ‘햄버거 헬퍼’라는 별명을 붙여 주었고 그 이름이 그대로 굳어졌다(맞다. 햄버거 헬퍼 상자를 이용해서 내가 쓰는 코팅된 이름표를 만들기도 했다). (Hamburger Helper는 건조 파스타와 가루 수프가 동봉된 간편식으로, 여기에 다진 소고기를 첨가해서 요리한다. 이 다진 소고기를 ‘햄버거’라고 해서 ‘햄버거 헬퍼’라고 한다‒역주)
“당신은 트레일 천사예요.”
다른 누군가가 말해 주었고 그랬기에 염가 판매점에서 날개를 샀다.
It was great to see Marty and Norma. But even more fun to see how many others could use my help. I have been doing it ever since.
I’ve seen how popular some things are, like Tabasco sauce packets (“I’ve been dreaming about this stuff all week,” said one guy) or frozen mini Snickers bars carried in an insulated pouch (“You’ve done this before,” said someone else). Some hikers are woefully unprepared, glad for bandages or new laces. We came across one lady sitting by the trail with her socks and boots off, crying, rubbing the blisters on her feet.
“This shouldn’t be happening,” she said. “I’m a veteran hiker.” We offered bandages as well as emotional first aid.
For that inaugural weekend in April, I take along some buddies. We bring in enough trail magic to feed 35 to 40 hikers. We have our own trail names, such as Sundance, Raven and FireKapten(a fire chief before he retired). And we’ve met up with some similarly named hikers like Sweet Tooth, Dance Party and Guy-on-a-Buffalo. Perhaps my favorite was Free Refill, who appropriately enough praised us for our drinks.
I like pointing out the grinding hole in the rock on the edge of the trail, where Native Americans turned acorns into flour. And I once had to explain to a hiker that the “white golf ball” he saw on top of a hill was actually the observatory on the top of Mount Palomar. But some questions are easier to answer than others.
“How much farther to Eagle Rock?” one fellow asked plaintively. He practically levitated when I told him it was right behind him. Ain’t that often the case? We don’t always know how close we are to our journey’s goals.
As you might expect from a former policeman and Marine, I have a few rules. We begin hiking back by 3 P.M., and we leave no trace behind. Everyone is asked to sign the log I bring, and no cash donations are accepted. The notes in the log give me much pleasure at home: “Thanks for the confidence booster,” “You have restored my faith in humanity,” “Thank you for welcoming us as Christ would….”
마티와 노마를 만난 일은 멋졌다. 하지만 다른 많은 이가 내 도움을 활용하는 모습을 보는 게 훨씬 더 즐거웠다. 그때부터 줄곧 이 일을 해오고 있다.
어떤 물품들은 아주 인기 있다는 것도 알았다. 예를 들어 작게 포장한 타바스코 소스(어떤 사내는 “일주일 내내 꿈에 이게 나왔어요”라고 했다)나 보냉 주머니에 담아 간 작은 스니커즈 초코바가 그랬다(“하루 이틀 해본 솜씨가 아니네요”라고 또 다른 이가 말했다). 어떤 하이커들은 심각하게 준비가 미흡해서 붕대나 새 신발 끈을 반가워했다. 트레일 옆에서 양말과 부츠를 벗은 채 울면서 발에 있는 물집을 문지르던 여성 하이커를 우연히 만나기도 했다.
“이런 일이 벌어져서는 안 됐어요. 나는 경험 많은 하이커라고요.”
우리는 붕대를 주고 정서적으로도 응급 처치를 해주었다.
일을 처음 시작한 4월 그 주말에 친구 몇 명을 데리고 갔다. 우리는 35명에서 40명에 이르는 하이커를 충분히 먹일 트레일 매직을 가져갔다. 선댄스(하지에 추는 태양 춤‒역주), 레이븐(‘까마귀’라는 뜻‒역주), 파이어캡틴(이 친구는 은퇴하기 전에 소방서장이었다) 같은 우리만의 트레일 별명도 지었다. 그리고 스위트 투스(‘단것을 좋아한다’는 뜻‒역주), 댄스파티, 가이 온 어 버펄로(‘버펄로를 탄 사내’란 뜻‒역주)처럼 비슷한 별명을 지닌 하이커를 만나기도 했다. 아마 내가 가장 좋아한 사람은 ‘프리 리필’이었을 텐데, 그는 우리 음료를 아주 적절하게 칭찬했다.
나는 트레일 가장자리에 있는 바위의 으깨기 구멍을 가리켜서 보여 주는 일을 좋아한다. 미국 원주민이 도토리를 가루로 빻던 곳이다. 한번은 어떤 하이커에게 그가 언덕 위에서 본 ‘하얀 골프공’이 실은 팔로마산 꼭대기의 천문대라는 사실을 설명해 주어야 했다. 그래도 어떤 질문은 다른 것에 비해 대답하기 수월했다.
“이글록까지 얼마나 더 가야 하죠?”
어떤 이가 하소연하듯 물었다. 바로 당신 뒤에 있다고 얘기해 주자 그는 거의 마술처럼 공중에 떠올랐다. 이런 경우가 잦을까? 긴 여정의 목적지까지 얼마나 가까워졌는지 우리가 언제나 알고 있는 건 아니다.
전직 경찰과 해병대였다는 점에서 눈치챘겠지만 내게는 몇 가지 규칙이 있다. 오후 3시쯤이면 돌아오기 시작하며 어떤 흔적도 남기지 않는다. 모든 이는 내가 가져간 일지에 서명해 달라는 요청을 받으며 현금 기부는 받지 않는다. 일지에 담긴 짧은 글들이 집에서 큰 기쁨이 된다.
“자신감을 북돋워 주셔서 고마워요.”
“인간애에 관한 제 믿음을 되찾아 주셨어요.”
“주님처럼 우리를 환대해 주셔서 고마워요.”
Funny about that last one. That is exactly as I like to see it, even if I don’t always say those words. I remember once getting an e-mail about a hiker who desperately needed new insoles. I made a special trip to the store and bought them for him, ready to receive what I figured should be overwhelming gratitude. All he said was “How much do I owe you?”
I was a bit put out. But then I reminded myself, Who am I doing this for? For me or for them? I should be thanking hikers for the opportunity to help.
That, I’ve discovered, is the key to retirement. Doing for others. I do other volunteer work closer to home, like maintaining the Coast to Crest Trail for San Dieguito River Park. And I’ve been known to bring trail magic to other hikers—don’t ask me about the time a bunch of cattle mistook me for one of their own because of what was in my backpack. But I’m especially committed to those thru-hikers at Eagle Rock.
They helped a Hamburger Helper discover his angel wings.
마지막 글이 재미있다. 꼭 그렇게 말하는 건 아니지만, 내가 하는 일을 정확히 그런 식으로 생각하고 싶다. 새로운 신발 안창이 절실히 필요한 하이커에 관한 이메일을 받았던 때가 기억났다. 일부러 가게까지 가서 그를 위해 안창을 샀고 압도적인 감사를 들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가 말한 건 “얼마를 드려야 하죠?”가 전부였다.
좀 불쾌했다. 하지만 그때 ‘내가 누구를 위해 이걸 하고 있지? 나를 위해서인가? 아니면 그들을 위해서인가?’를 떠올렸다. 도울 기회를 준 하이커들에게 내가 감사해야 했다.
그게 내가 발견한 은퇴의 핵심이다. 바로 타인을 위해 행동하는 것이다. 나는 집 근처에서 다른 봉사활동도 하는데, 샌 디에귀토 리버 파크의 코스트 투 크레스트 트레일을 유지 보수하는 일 등이다. 하이커들에게 트레일 마법을 전해 준다고도 알려져 있다. 배낭에 든 것 때문에 소 떼가 나를 무리 중 한 녀석으로 착각했던 일은 묻지 말아 달라. 하지만 나는 무엇보다도 이글록에서 만나는 종주 도보 여행자를 위해 몸과 마음을 쓴다.
그들 덕분에 햄버거 헬퍼가 천사 날개를 찾았기 때문이다.
[03727]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서대문 우체국
사서함 181호
Tel. 02-362-4000
(평일 09:00 ~ 17:00 | 점심 11:30 ~ 12:30)
E-mail. guideposts@fnnews.com
기업은행 082-112675-01-014
(예금주 가이드포스트코리아 주식회사)
[03727]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서대문
우체국 사서함 181호
Tel. 02-362-4000
(평일 09:00 ~ 17:00 | 점심 11:30 ~ 12:30)
E-mail. guideposts@fnnews.com
기업은행 082-112675-01-014
(예금주 가이드포스트코리아 주식회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