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IRITUAL NOTEBOOK
할라페뇨 성장기
Guideposts 2021 | 04
SPIRITUAL NOTEBOOK
Guideposts 2021 | 04
할라페뇨 성장기
I hoped it was an answer for my anxiety
그것이 내 걱정 근심에 대한 답이었길 바랐다.
BY MARI PACK, Editor
편집자 마리 팩
It was our last class before summer break. I was finishing up the first year of an MFA program in poetry, going to school while working full-time as a GUIDEPOSTS editor. I was exhausted—and riddled with doubt. Was I good enough to be in the MFA program? As talented as my peers? I worried I wasn’t progressing as fast as everyone else. When a professor asked about our summer plans, I panicked. I didn’t want to appear idle and somehow undeserving of my spot in the program.
“Gardening,” I blurted out. Where did that come from? I knew nothing about plants!
My professor nodded and said, “What a good idea, Mari! Emily Dickinson loved gardening.”
Emily Dickinson had lived on a homestead in Amherst, Massachusetts, and studied botany as a child. I was in my late twenties, lived in a New York City apartment and had—I repeat—no gardening experience.
A few days later, I was standing in line at a bodega and spotted some seedlings. I suppose I should get something, I thought. At least I could say I’d tried gardening. Kale, herbs and…was that a jalapeño plant? I picked it up. I did like Tex-Mex.
Back home, I called an urban farmer friend. “I bought a jalapeño plant!”
“Do you have any garden space?” he said. “I grow peppers in giant plastic tubs outside. They need a lot of sunlight.”
No, but I explained what I did have: a pot, some dirt and ambition.
“Okay,” he said. “Just don’t be surprised if it doesn’t bear fruit. Jalapeños aren’t houseplants.”
I watered and changed the dirt for my little jalapeño plant. I even talked to it. And over the summer, it grew, not enormous but bigger. I was proud. Maybe I didn’t have a black thumb after all. I started the second year of my MFA, and then—as sometimes happens in New York—I had to move out of my apartment. Immediately.
I sold or gave away whatever wasn’t necessary—books, clothes, furniture—and went to stay in my friends’ basement. The plant came too. By the time I signed a lease on my own apartment, it was almost December and my jalapeño was suffering. It was wilted, brown in some places; many of its leaves had fallen off. Would my little guy make it?
This is your new home, I thought as I set my jalapeño next to a window by the kitchen sink. Please be okay. As if its survival were inextricably linked to mine.
I worked hard in school. Spring came. My jalapeño plant came back to life. It grew bigger, with new leaves. I bet I could get more plants, I thought. So I did: a spider plant, a money tree plant. Some herbs: peppermint, basil, lavender. My jalapeño flowered. I submitted my graduate thesis—a book of poems—in May.
I was washing dishes one day when my professor called. “Your poems are strong,” he said. “You’ve come very far.”
A huge weight lifted. I’d done it! I went back to the dishes, but something was off. The flowers on my jalapeño plant were gone. Had I done something wrong? I peered closer. Where a flower had been, a tiny green fruit pushed through, barely the size of a dime.
I smiled. I had thrived in my MFA program, and my jalapeño plant had grown right beside me, both of us doing things I hadn’t thought possible.
그날은 여름방학 전 마지막 수업이었다. 나는 MFA 프로그램 영미시 과정의 첫 1년을 마치는 동안, 학교도 다니고 동시에 가이드포스트 풀타임 편집자로도 일했다. 그러느라 지쳐 버렸고, 의문에 가득 찼다. 내가 MFA 프로그램을 들을 자격이 있나? 동료들만큼 재능이 있나? 다른 사람들처럼 빨리 진도를 빼지 못하는 것 같아 걱정했다. 어느 교수님이 여름방학 계획을 물었을 때, 나는 당황해서 어쩔 줄 몰랐다. 나는 게을러 보이거나 왠지 이 수업을 들을 자격이 없는 것처럼 보이고 싶지 않았다.
“정원 가꾸기요.” 그렇게 불쑥 내뱉었다.
‘갑자기 무슨 말이야?’
나는 식물에 대해 하나도 모른다! 교수님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씀하셨다.
“정말 좋은 생각이군요, 마리 학생! 에밀리 디킨슨도 정원 가꾸기를 좋아했어요.”
에밀리 디킨슨은 매사추세츠주 암허스트의 농가에 살았고, 어릴 때 식물학을 공부했다. 나는 당시 20대 후반이었고, 뉴욕시 아파트에 살았고, 한 번 더 말하지만, 정원을 가꿔 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며칠 후, 식품 잡화점에서 줄을 서 있다가 묘목들을 발견했다.
‘몇 그루를 사 가야겠어.’
나는 생각했다. 적어도 정원 가꾸기는 해봤다고 말할 수 있을 테니. 케일하고 허브 그리고… 저건 할라페뇨였던가? 나는 그것을 집었다. 텍스멕스(웨스턴[텍사스]과 멕시칸[멕시코]의 민족적 요소가 혼합된 것‒역주)를 고르듯이 말했다.
집으로 돌아와서, 도시농부인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나 할라페뇨 모종을 샀어!”
“정원을 가꿀 공간이 있어?”
그가 말했다.
“나는 실외에서 커다란 플라스틱 통에 고추를 길러. 햇빛을 많이 받아야 하거든.”
공간은 없었지만, 내가 가진 것들을 알려 줬다. 냄비와 약간의 흙 그리고 야망.
“좋아.” 그가 말했다.
“열매를 맺지 못하더라도 놀라지만 말아. 할라페뇨는 안에서 기르는 식물이 아니거든.”
나는 자그마한 할라페뇨에게 물도 주고 흙도 갈아 주었다. 심지어 말도 걸었다. 그리고 여름이 지나는 동안, 그것은 거대하진 않지만 훨씬 크게 자랐다. 자랑스러웠다. 뭐 어쨌든 원예계의 마이너스 손은 아니었나 보다. 나는 MFA 두 번째 학년을 시작했고, 뉴욕에서 종종 있는 일이듯, 이사를 가야 했다. 당장.
책, 옷, 가구 같은 필요 없는 것은 모두 팔거나 나누고 친구 집 지하실로 지내러 갔다. 할라페뇨도 같이 왔다. 내가 살 아파트를 계약했을 즈음엔 이미 12월이 다 되어 할라페뇨는 상태가 더 안 좋아졌다. 일부는 시들어 갈색이 되었고, 잎들이 많이 떨어졌다. 이 작은 녀석이 살아남을 수 있을까?
‘여기가 네 새집이란다.’
주방 싱크대 창가에 할라페뇨를 놓으면서 생각했다. 제발 괜찮길. 마치 할라페뇨의 생존 여부가 나의 생존과 불가분의 관계인 것처럼.
학교생활을 열심히 했다. 봄이 왔다. 할라페뇨가 살아났다. 새 잎이 나더니 더 크게 자랐다.
‘더 많은 식물을 기를 수 있을 것 같아.’
나는 생각했다. 그래서 자주달개비와 파키라를 키웠다. 페퍼민트, 바질, 라벤더 같은 허브도 키웠다. 할라페뇨가 꽃을 피웠다. 나는 5월에 졸업 논문으로 시집을 제출했다. 어느 날 설거지를 하고 있는데, 교수님의 전화가 왔다.
“시가 강렬하군요.” 그가 말했다.
“대단한 발전을 보였어요.”
큰 짐을 덜었다. 내가 해냈어! 다시 설거지를 시작하는데, 뭔가 이상했다. 할라페뇨 꽃들이 모두 없어진 것이다. 내가 뭘 잘못했나? 자세히 들여다봤다. 꽃이 있던 곳에, 10센트 동전 크기가 될까 말까 한, 작은 초록색 열매가 밀고 나온 것이다.
나는 미소를 지었다. 나는 MFA 과정에서 발전했고, 나의 할라페뇨는 내 옆에서 성장했다. 둘 다 내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일들이었다.
[03727]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서대문 우체국
사서함 181호
Tel. 02-362-4000
(평일 09:00 ~ 17:00 | 점심 11:30 ~ 12:30)
E-mail. guideposts@fnnews.com
기업은행 082-112675-01-014
(예금주 가이드포스트코리아 주식회사)
[03727]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서대문
우체국 사서함 181호
Tel. 02-362-4000
(평일 09:00 ~ 17:00 | 점심 11:30 ~ 12:30)
E-mail. guideposts@fnnews.com
기업은행 082-112675-01-014
(예금주 가이드포스트코리아 주식회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