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청년, 신앙의 길을 묻다


Guideposts 2021 | 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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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신앙의 길을 묻다


인터뷰를 하다 생각했다. 눈이 참 맑고 선하구나. 속으로만 생각한 줄 알았는데 말했나 보다. 그랬더니 옆에서 듣던 친구가 맞장구를 쳤다. “맞아요!” 말 나온 김에 물어봤다. “정현종 님은 어떤 친구인가요?” 돌아오는 대답이, “책임감이 강하고 신뢰가 가기 때문에 제가 기대고 싶은 친구예요. 그리고 친구들을 섬세하게 대해 줘요. 그래서 고맙죠.” 가까운 친구에게 이런 평가를 듣다니, 새삼 잘 살아온 청년이구나 싶다. 호텔리어에서 쇼핑몰 MD까지 아직은 가는 곳마다 막내로서 경험을 쌓는 중이지만, 삶을 대하는 일관된 자세가 있었다. ‘무슨 일을 하든지 주님께 하듯이 진심으로 하라’는 바울의 권면이 바로 그의 삶의 모토였다.




안녕하세요. 자기소개를 부탁드려도 될까요?


네, 저는 동원F&B에서 쇼핑몰 MD로 일하고 있는 29세 정현종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다른 사람 돕는 일을 좋아해서 그런지 고등학교 졸업 후 사회복지나 서비스 직종으로 진로를 고민하다가 호텔경영학과로 진학하게 되었고요, 졸업 후에는 호텔리어로 일하면서 호텔에 방문하는 고객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에 보람을 느꼈습니다. 지금은 소비자들이 좋은 상품을 좋은 가격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일을 계획하고 설계하고 있습니다. 신앙생활은 부모님 신앙을 따라 모태신앙으로 시작했고요, 현재 교회에서는 고등학교 학생들과 함께 예배드리며 3학년 담당교사로 봉사하고 있습니다.



MD도 그렇고 호텔리어도 그렇고 생소하신 분들이 있을 것 같아요.


MD는 Merchandiser의 줄임말인데요, 상품을 기획해서 만들거나 좋은 상품을 선별해서 연결하는 사람을 말합니다. 한마디로 상품과 소비자를 이어 주는 상품기획 전문가라고 할 수 있죠. 호텔리어는 말 그대로 호텔에서 일하는 사람인데요, 프런트 데스크에서 처음 고객을 맞는 응접 업무부터 시작해서, 여행과 쇼핑까지 다양한 요구를 들어주는 컨시어지(concierge) 서비스까지 다양한 일을 하는 사람을 말합니다. 




호텔에서는 얼마나 일하셨나요?


졸업하고 나서 한 2년 반 근무했습니다. 나름 적성에는 잘 맞았는데, 호텔 일이라는 게 근무 시간이 주말도 껴 있다 보니 주일을 지키기가 어렵더라고요. 또 서비스직이다 보니 사람을 상대하는 일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있는데, 뭐랄까, 함께 일하는 동료 중에 신앙인도 없다 보니 제가 점점 더 세속적인 방식으로 살아가는 게 아닌가 싶더라고요. 교회에서 친하게 지내던 친구들과 고민을 나누면서 이직을 결심하게 되었어요. 

직업에 따라 주일을 지키기 어려울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도 그런 고민을 하셨네요.


어렸을 때부터 일주일에 하루인 주일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마음이 있었던 거 같아요. 그 덕분에 신앙이 자라 왔고요. 물론 서비스 직종에 종사하는 크리스천 중에는 그런 제약을 딛고 신앙을 지키는 분도 많지만, 저에게는 그 부분이 고민이 되더라구요. 

 


지금 하시는 일은 어떠세요?


호텔에서 일하던 것과 업무가 많이 다르긴 해요. 하지만 MD도 온라인 쇼핑몰에서 좋은 상품을 제공해서 소비자들에게 좋은 경험을 갖게 해준다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누군가를 이롭게 하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업무적으로는 어떤 목표를 이뤄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긴 하지만, 그건 회사원으로서 갖는 책임감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그동안 온라인 몰에서 물건을 살 때 한 번도 누군가 정성스럽게 올려 주었다는 생각은 안 해 봤던 것 같아요. 그런데 말씀을 듣고 보니 누군가 좋은 마음으로 골라 줬을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고맙네요.


그렇게 생각해 주시면 참 감사하죠. 사실 매 순간 그러지는 못합니다. 골로새서 3장 23절에서 “무슨 일을 하든지 마음을 다하여 주께 하듯 하고 사람에게 하듯 하지 말라”는 말씀이 있는데요, 이 말씀에 많은 영향을 받았어요. 제가 일하는 목적이나 살아가는 목적이 주님을 위한 것이기에 주께 하듯 하는 것이 옳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누군가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또는 나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내 길을 인도하시는 그분을 위해서요. 



수많은 구절 중에 꼽으신 말씀이 참 좋습니다. 저도 그러고 싶네요.


호텔에서 일했을 때도 그랬지만, 지금 일하고 있는 곳이 특1급은 아니라 하더라도, 누군가의 마음에는 특1급처럼 남았으면 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본받고 싶은 마음이네요. 교회에서는 고3을 맡아 봉사하고 계신데, 요즘 고3 학생들은 어떤가요? 


교사 봉사는 올해 처음 시작한 거라 배우며 하고 있어요. 고3 친구들은 매우 다양합니다. 잘 나오는 친구도 있는 반면, 학업에 몰두하느라 아예 얼굴도 못 보는 친구도 있고요, 학원 스케줄과 주일예배 사이에서 고민하는 친구들도 있고요. 아무래도 입시 고민이 깊어지는 때인지라 먼저 경험한 선배로서 공감해 주고 도움을 주기 위해 애를 써요. 사실 저도 모태신앙인이다 보니, 이게 나의 신앙인지 부모님의 신앙인지 헷갈릴 때가 있어요. 그래서 고3 친구들하고 대화할 때면, 우리의 신앙생활이 익숙한 습관처럼 굳어 있는 건 아닌지 일깨워 주려고 노력해요. 



나의 신앙인가, 부모님의 신앙인가?


네. 아이들에게 그 질문을 해 보면 정답 같은 대답을 하는 친구들이 있어요. 그런데 그게 자신의 고민에서 나온 대답인지, 아니면 어렸을 때부터 배워 온 정답인지는 구별이 필요한 거 같아요. 저도 어렸을 때는 모범적인 학생이었거든요. 그런데 어느 순간 부모님 신앙이 아닌 내 신앙으로 신앙생활 하는가 스스로 물어봤을 때 자신 있게 대답을 못하겠더라고요. 혹시 나는 그저 부모님 따라, 친구를 보기 위해, 아니면 그저 익숙한 습관대로 교회에 온 건 아닐까 돌아보게 되었어요. 

솔직한 고백이시네요. 그래서 예수님은 정현종 님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사실 저도  어렸을 때부터 그 질문에 대해 정답처럼 대답하던 게 있어요. ‘우리 죄를 위해 죽으신 구세주’와 같은 것 말예요. 그런데 그분을 나의 예수님, 나의 하나님으로 고백할 수 있을까 자문해 보면 대답이 얼른 나오지 않아요. 세상이 좋을 때도 있고, 또 일에 치여서 몰두하다 보면 예수님을 놓치는 순간도 많거든요. 여전히 나를 사랑하시는 예수님을 많이 생각하지만, 예수님이 나에게 어떤 분인가에 대한 대답은 쉽지 않아요.  앞으로 그분을 향한 나의 신앙고백이나, 질문하고 있는 것들에 대한 대답이 내 마음속에서 나오는 신앙의 대답이 되었으면 해요. 그를 위해  기도하고 있어요.



길을 찾고 계신 중이군요. 어떤 결론에 이르든지 그 고민을 응원합니다.


그동안 정답만을 말하려는 어떤 틀에 갇혀 있었던 것 같아요. 내가 고민한다고 해서 예수님을 안 믿는 게 아닌데 말예요. 출근 길에 맑은 하늘을 바라보며, 저 하늘을 지으신 하나님을 생각하고 감사하지만, 그 하나님에 대한 신앙으로 매 순간 살아가지는 못해요. 정말 그리스도를 영접한 사람이라면 어떤 모습일까,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하는 생각을 자주 해요.



제가 보기에 이미 하나님을 많이 사랑하고 계신 거 같아요. 그리고 그 사랑에 기대어 살고 계신 것 같고요. 고민하는 기독청년을 만나게 되어 반갑고 기쁩니다.


코로나 이후 온라인 예배가 되면서 솔직히 몸은 많이 편해진 것 같아요. 오히려 몸이 편하니까 고민이 되더라고요. 내 마음은 지금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같은 것 말예요. 어떻게 보면 코로나 때문에 앞에서 말한 ‘습관적인 신앙생활’과 ‘마음을 다하는 신앙생활’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한 것 같아요. 아직 복잡한 생각이 정리되지는 않았지만, 이렇게 응원해 주시니 곧 꼬인 실이 풀리듯 정리되지 않을까 기대하게 돼요. 이 시기를 함께 보내고 있는 수험생들과 청년들, 가이드포스트 독자 여러분들에게도 같이 힘내자고 말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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