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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이 그림을 그리는 이유는 뭔가요?
그림 그리는 사람, 그건 어려서부터 제 꿈이었어요. 중간에 다른 걸 하고 싶은 적도 있지만 한길만 바라보고 왔죠. 그런데 졸업 전시를 준비하면서 ‘왜 하필 그림일까’ 하는 의문을 갖게 되었어요. 그때부터 하나님께 물었죠. 왜 나를 그림 그리는 사람으로 만드셨느냐고요. 당시 고린도전서 13장을 작품 주제로 결정했는데, 매일 주님과 대화하지 않으면 작품 구상이 되지 않았어요. 그때 알게 되었어요. ‘나는 그림을 통해서 예배하고, 그림을 통해서 찬양하는구나’라고요. 이전엔 제가 다른 누군가를 위해 그림을 그린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그때 제가 그림을 그리면서 기도하고, 그림을 그리면서 하나님을 찬양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이제야 내 그림을 그릴 수 있겠구나 했어요.
그렇게 완성한 작품이 〈그리스도의 향기〉(2020)인가요?
맞아요. 가이드포스트와 인터뷰를 하게 된 계기를 제공해 준 작품이죠.(웃음)
작품 소개를 부탁드려도 될까요?
처음에 하나님의 사랑을 주제로 삼았을 때, 그 사랑이 생각보다 광범위하고 추상적이라는 걸 알았어요. 그래서 신약성경 고린도전서 13장이 정의하는 사랑에 집중했어요. 그때 발견한 사랑이란 이런 거예요. 어디에나 있지만 너무 당연해서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것, 많을수록 좋고 나눌수록 더 풍성해지는 것, 있는 그대로의 모습일 때 가장 자연스럽고 향기로운 것. 성경 말씀대로 사랑은 오래 참고 온유하며, 시기하지 않고 겸손하며, 친절하고 베푸는 것, 다른 사람의 행복을 축복해 주는 것입니다. 사랑은 꽃처럼 아름답고 또 향기로워요. 우리가 태어나 살면서 죽기 전까지 갖게 되는 가장 다양하고도 자연스러운 감정이기도 하고요. 제가 그린 해바라기, 동백, 프리지어, 양귀비, 모란, 진달래, 산당화, 데이지, 수국, 난, 장미, 능소화, 개나리, 카네이션은 온유, 화평, 겸손, 절제, 충성, 오래 참음, 희락, 양선, 자비 등의 뜻을 지니고 있어요. 이 꽃들에서 나오는 향기를 그리면서 얼마나 행복했는지 몰라요. 제가 그린 꽃들은 사랑은 이처럼 아름답고, 자연스러우며, 우리 주변에 언제나 존재하고 있다는 걸 얘기해 줘요.
작품 설명을 들으니 더 좋은 거 같아요. 향기를 그리셨다는 표현이 인상 깊습니다.
네. 사실 향기를 그림으로 그리기 위해 많이 고민했어요. ‘그리스도의 향기’라고 할 때 그 향기를 어떻게 그림으로 그릴지가 참 어렵더군요. 그 모호한 느낌 그대로를 그린 것이 〈몽夢〉이라는 연작 시리즈입니다. 그리스도의 사랑을 향기로 해석하여 그 향기의 추상적인 면을 연구해서 그렸죠. 하지만 제 느낌 그대로 표현하지는 못한 것 같아요. 나중에 생각해 보니, 우리가 어떤 선을 볼 때, 선과 선이 이어지지 않고 중간에 끊어져 있어도 전체를 보면서 상상으로 그 선을 잇는 경향이 있잖아요. 그런 관점에서 보니 제가 굳이 향기를 그리지 않아도 꽃을 통해서 향기를 맡을 수 있겠구나 싶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