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IMALS AND HEALING
The Parrots of January
예기치 못한 기쁨
Guideposts 2024 | 1
ANIMALS AND HEALING
Guideposts 2024 | 1
The Parrots of January
예기치 못한 기쁨
A favorite story from Angels on Earth about a surprising cure
for the post-holiday blues
들뜬 연말연시 이후에 찾아오는 우울증은 어떻게 치유해야 할까?
〈지구의 천사들(Angels on Earth, 미국 가이드포스트에서 격월로 내는 잡지-역주)〉에서 찾은
놀랍고도 사랑스러운 이야기.
By ROSIE SCHAAP, Contributing Editor
The seventh of January, and already the excitement of starting a new year had faded. All that seemed to remain of Christmas? A brittle, dried-up balsam tree in a corner of my living room. I took down the ornaments, unraveled the strings of lights and unhooked the star from the top. I pulled the cardboard storage boxes out of the closet and got to work. Yes, the holiday season was over, and I had a serious case of wintertime blues.
Bundled in a thick coat and scarf, and a knit wool hat with earflaps, I trudged down my stoop in heavy boots. The New York City Parks Department had been hosting a “Mulch-fest” for 10 years, and this year there was a site at historic Green-Wood Cemetery, just blocks away. I didn’t really feel like going out, but I loved the idea of mulch from my tree nourishing plantings around the city.
I suppose it’s not every day you see someone pushing a red, wire-mesh shopping cart loaded up with an expired Christmas tree down Fifth Avenue, the “Main Street” of my Brooklyn neighborhood. My neighbor Mrs. Arroyo broke into a big grin when she saw me coming. Leaning in front of their corner grocery store, the Zawisny brothers did a double take. Despite the bitter cold—the temperature hovering just a few degrees above freezing—the sun shone brightly on the citizens of Greenwood Heights. I just wished it could do a better job of warming me up.
The high, ornate spires of the cemetery’s Gothic gatehouse rose before me up a slight hill, like a vision from the cover of a Victorian novel. I followed the handwritten signs to the mulching station and looped my cart around the path. A small group of people had gathered in bulky parkas and mufflers, watching their trees go through the chipper. I couldn’t bear to look. I dropped mine off and turned toward home, but something stopped me in my tracks.
1월 7일이지만 새해를 맞았다는 흥분이 이미 희미해졌다. 크리스마스의 흔적처럼 보인 것은? 거실 한구석에서 부서질 듯 버쩍 마른 발삼종의 나무 한 그루뿐이었다. 장식을 걷어 내고 줄 조명은 풀어냈으며 꼭대기의 별 장식도 뗐다. 벽장에서 판지로 된 보관함을 꺼내 작업을 시작했다. 그랬다. 연말연시는 지나갔고 내게는 심각한 겨울철 우울증이 있었다.
두툼한 코트, 목도리, 방한용 귀마개가 달린 모직 뜨개 모자로 중무장하고 묵직한 부츠를 신고서 구부정한 자세로 터덜터덜 발걸음을 옮겼다. 뉴욕시 공원관리국은 10년째 ‘나무뿌리 덮개 축제(도시의 나무를 위한 비료로 재사용할 수 있도록 크리스마스트리를 나뭇조각으로 만드는 행사-역주)’를 주최했는데, 올해 장소는 불과 몇 블록 떨어진 유서 깊은 그린우드 공동묘지였다. 나갈 기분은 아니었지만, 우리 집 크리스마스트리로 만든 뿌리 덮개가 시내 곳곳의 식물에 영양분이 된다는 아이디어는 무척 마음에 들었다.
내가 사는 브루클린의 중심가 5번가를 따라 누군가 빨간색 철망으로 된 쇼핑 카트에 수명이 다한 크리스마스트리를 싣고 미는 모습을 보는 건 매일 있는 일은 아닐 거다. 이웃 아로요 씨가 내가 오는 걸 보더니 함박웃음을 지었다. 자신들이 운영하는 모퉁이 식료품점 앞에서 몸을 기대고 있던 조위스니 형제가 눈을 비비고 다시 보았다. 살을 에는 듯한 추위에도-기온은 0℃에서 간신히 몇 도 웃도는 정도였다-그린우드 하이츠 시민들 위에서 해가 환히 빛났다. 그저 햇볕이 나도 좀 더 따뜻이 녹여 주기를 바랐다.
약간 경사진 비탈 위로 묘지의 고딕풍 정문에 달린 높고 화려한 첨탑이 내 앞에 우뚝 서 있었는데, 빅토리아 시대의 소설책 표지에서나 볼 법한 모습이었다. 손으로 쓴 안내판을 따라 뿌리 덮개 재료 수거 장소까지 가서 좁은 길을 따라 원을 그리듯 카트를 움직였다. 소수의 사람이 큼지막한 파카와 목도리 차림으로 모여서 자기들의 크리스마스트리가 치퍼(나무를 잘게 자르는 기계-역주)를 통과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나는 차마 볼 수 없어서 내 크리스마스트리를 내려놓고 집으로 향했지만, 무엇인가가 날 멈춰 세웠다.
“Grr-rak! Grrak!” I heard. What was that? Definitely not a pigeon—nor was it a sparrow, nor a starling. It was utterly unlike the sound of any of the birds I knew from nearly a lifetime in the city.
I looked up and could hardly believe my eyes: In the trees, I spied more than a dozen diminutive, vivid-green parrots with pale-gray bellies and yellow beaks, perched on bare branches. I heard more squawking coming from the gatehouse spires. Way up in carved stone niches, tiny emerald heads poked out of nests. “Grr-rak! Grrak! Grr-rak!”
Wild parrots! In the middle of Brooklyn? In January?
I’d heard stories about wild parrots in the city from time to time when I was growing up. I’d almost written them off as urban legends—like the albino crocodiles that are said to dwell in the sewers beneath Manhattan. But there the parrots were, in all their colorful glory. The birds flew swiftly and gracefully from the spires to the trees and back again, chattering exuberantly the whole time. All the folks who had come to have their trees mulched lifted their heads to the skies, including me.
“There’s another one!” a little girl said to her dad, pointing up.
“Ah, yes,” a knowledgeable Brooklynite explained, “I believe they are members of the species Myiopsitta monachus—monk parakeets.”
“끄아악! 끄악!”이라고 들었다. 무엇이었을까? 분명 비둘기는 아니고, 참새나 찌르레기도 아니었다. 이 도시에서 거의 평생을 보낸 내가 아는 어떤 새의 소리와도 딴판이었다.
위를 올려다보고는 눈을 믿을 수 없었다. 나무에서 아주 작고 열두 마리도 넘는 선명한 초록 앵무새를 찾아냈다. 배는 옅은 회색에 부리는 노란빛이었고, 잎이 다 떨어진 가지 위에 앉아 있었다. 문루 첨탑에서 더 많은 새 소리가 들렸다. 조각을 새긴 돌 벽감(壁龕)보다 훨씬 위에서 자그마한 에메랄드 빛 머리들이 둥지 밖으로 삐져나와 있었다.
“끄아악! 깍! 끄악!”
야생 앵무새야! 브루클린 한가운데서? 1월인데?
자라는 동안 도시의 야생 앵무새 얘기를 간혹 듣긴 했지만, 맨해튼 지하 하수도에 산다는 알비노 악어처럼 도시 괴담 정도로 치부했다. 하지만 저기에 앵무새가 형형색색의 눈부신 모습으로 있었다. 새들은 민첩하면서도 우아하게 첨탑에서 나무로 날아갔다가 되돌아오며 줄곧 활기차게 지저귀었다. 나를 포함하여, 크리스마스트리로 뿌리 덮개를 만들려고 온 모든 사람이 하늘을 향해 고개를 들었다.
“저기 또 한 마리가 있어요!”
어린 소녀가 손가락으로 위를 가리키며 아빠에게 말했다.
“아, 그렇구나. 퀘이커 앵무 종(種)인 것 같아. 수도사 앵무새라고도 하지.”
박식한 브루클린 주민이 설명했다.
They certainly weren’t as quiet as monks, but still, the name seemed just right: There was something magical, something sacred even, about their unexpected presence in the midst of a hectic metropolis on a cold January day. Soon every last person in this group of strangers was riveted by the parrots’ antics. They were natural entertainers. Each bird seemed to have its own distinctive personality. How could I possibly go home? Suddenly, it didn’t even feel so cold outside anymore, though the temperature hadn’t risen at all.
I lingered at Green-Wood Cemetery for the better part of an hour, observing the parrots swoop and play and fuss over their elaborately crafted nests. Amid the skyscrapers and subways and hustle and bustle of the city, I often feel distant from nature, detached. Yet somehow I’d found nature—or rather, it had found me—less than 10 blocks from home. I thought of those three startling words from a poem by William Wordsworth, which was later used by C. S. Lewis as the title of his memoir: Surprised by Joy. That’s exactly how I felt.
Joy. It can be difficult to sustain the joy held out by the holidays, the feelings of wonder and astonishment. I thought I’d let those feelings slip beyond my grasp. But the wild parrots of Brooklyn reminded me that all things are possible. Even in the city, nature is never far away, and it is always ready to surprise us with the powerful joy that it is uniquely and beautifully equipped to bestow.
앵무새들은 물론 수도사처럼 조용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그 이름은 꼭 맞았다. 1월의 추운 어느 날, 분주한 대도시 한복판에 예기치 못하게 나타난 앵무새는 신비롭고 심지어 성스러운 무언가가 있었다. 곧 낯선 이들로 이루어진 무리의 마지막 한 사람까지 앵무새의 별난 몸짓에 집중했다. 앵무새는 남을 즐겁게 하는 재주를 타고났다. 모든 새가 각자 뚜렷한 개성을 지닌 것 같았다. 내가 어떻게 집에 갈 수 있겠는가? 갑자기 바깥 날씨가 그렇게 춥게 느껴지지 않았다. 기온은 전혀 오르지 않았는데 말이다.
거의 한 시간 동안 그린우드 공동묘지에 머물며 앵무새들이 급강하하다가 놀기도 하고 공들여 지은 둥지에서 법석을 떠는 모습을 구경했다. 고층 빌딩과 지하철, 도시의 혼잡함 속에서는 종종 자연에서 동떨어져 있다고, 자연에 무심하다고 느낀다. 하지만 그럼에도 집에서 열 블록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자연을 찾았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자연이 날 찾은 셈이다. 윌리엄 워즈워스의 시에 등장했으며, 훗날 C. S. 루이스가 회고록의 제목으로도 썼던 놀라운 세 단어를 떠올렸다. ‘예기치 못한 기쁨.’ 바로 정확히 내 기분이었다.
기쁨. 연말연시를 비롯하여 경탄과 경이의 감정이 주는 기쁨을 계속 간직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런 감정은 내 손이 닿지 않는 곳으로 흘러간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브루클린의 야생 앵무새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는 점을 일깨워 주었다. 도시에서도 자연은 절대 멀지 않다. 그리고 우리에게 내어줄 독특하고도 아름다운 강렬한 기쁨으로 깜짝 놀라게 할 준비가 언제나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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