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읽기, 더불어 누리세요!


Guideposts 2025 |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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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ideposts 2025 | 02

읽기, 더불어 누리세요!


오랜 세월 반복해 온 특정한 행위는 사람의 내면에 무늬를 새긴다. 한 사람이 자기 안에 새긴 무늬는 타인에게 귀감이 되기도 하고 반면교사가 되기도 한다. 그러하기에 무늬는 그 사람을 설명하는 고유한 표지(標識)인 셈이다. 오랜 시간에 걸쳐 ‘읽는’ 행위를 멈추지 않고, 나아가 읽은 것을 차곡차곡 ‘기록’할 뿐만 아니라, 그 기록을 다른 이들과 함께 ‘나눔’으로써 독서의 기쁨을 배가(倍加)해 온 서자선(『읽기:록』 저자) 권사 역시 고유한 무늬를 지니고 있었다. 읽고 쓰고 나누는 삶으로 아로새겨 온 무늬여서일까. 지면 위의 활자를 닮은 듯한 그 무늬는 하나님을 향한 갈망으로 고요하게 물결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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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학습자’이자 ‘독서 운동가’로서 책으로 일상을 채워 가고 계시죠. 권사님께 ‘읽기’란 무엇인가요?


하나님의 형상으로 빚어진 인간의 본질적 속성(지·정·의)를 발휘하고 극대화하는 데 필연적인 행위라고 생각해요. 읽기를 통해 자기 존재의 본질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자기 존재의 고유성(은사)을 찾아가고,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알아 가죠. 또한 삶의 원리를 이해하고 현상을 해석하며 더 나은 삶(하나님 사랑, 이웃 사랑)을 살아가게 되고요.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권사님 안에 간직해 온 정서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두루두루, 이 책 저 책 읽으며 자란 기억이 있어요. 책을 좋아하는 아이였던 거죠. 어린 시절 저희 집에 종종 놀러 오곤 하던 이모, 삼촌이 그러시더라고요. 밖에 나가서 놀지 않고 줄곧 책을 읽는 아이였다고. 그래서 아, 내가 어릴 때도 책을 좋아했구나 알았죠. 중학생 때는 집 책장에 꽂혀 있는 세계문학전집을 꺼내 읽었어요. 고등학생 때는 한창 로맨스 소설을 읽는 친구들과 달리 쇼펜하우어 책을 들고 다니며 읽었죠. ‘인생이란 뭘까’라는 심각한 물음표가 제 안에 있었거든요. 대단히 많은 책을 읽지는 못했지만, 인생에 대한 질문을 품고 고민하던 시절이었어요. 타고난 기질 때문인지 인생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관보다는 비관에 가까웠죠.(웃음)



독서가 ‘질문’을 풀어내는 통로가 된 거군요.


그렇죠. 본격적으로 독서를 하게 된 계기 역시 ‘질문’ 때문이었어요. 저의 책 『읽기:록』의 1장에서 밝혔듯이 성수대교와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를 목도하며 인생의 허무를 뼈저리게 절감했거든요. 그 두 사건이 제 삶에 너무 큰 흔적을 남겼어요. 나는 누구인가. 어디서 와서 어떻게 살다가 어디로 가는가. 이러한 근원적이고도 존재론적인 질문과 마주하게 된 거죠. 그즈음 이웃을 따라 교회에 다시 다니기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선데이 크리스천으로 형식적인 신앙생활을 했죠.(웃음) 그러다가 자녀들의 신앙적인 ‘질문’ 덕분에 책을 펼치게 되었어요. 당시 초등학생이던 두 아이가 던지는 질문들에 제대로 대답할 수가 없었거든요. 그때 ‘나도 질문이 있었지’ 하고 생각났어요. 주체적인 질문, 사고가 필수예요.



독서를 통해 삶과 신앙 전반에 크나큰 변화를 겪으셨다고요. 독서 이전과 이후의 삶과 신앙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하나님을 더 깊이 알기 전에 저는 아주 지극히 세속적이었죠. 어떻게 하면 자녀들을 남다르게 키워 볼까, 어떻게 하면 우리 남편이 돈을 많이 벌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나도 다른 여자들처럼 잘살 수 있을까. 나름 그런 데 혈안이 돼 있었죠. 그런데 성경과 다양한 책을 읽음으로써 하나님을 알고 삶의 근원과 이유와 목적을 알게 되니까 인생을 바라보는 시선이 완전히 전복된 거예요. 진리를 사랑하고 배움을 지속하게 된 거죠. 이것은 자기 존재의 인식, 돌봄, 성찰로 이어져서 나와 타인 그리고 세상의 관계, 삶의 원리를 알아 가는 매우 흥미로운 인생이 되었어요.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해 나가는 삶의 과정이 인간에게 가장 충만한 삶이라는 확신을 얻었어요. 삶이 지루할 틈이 없어요. 무엇보다 비관의 시선이 소망의 시선으로 바뀌게 된 것이 큰 변화예요.

성경과 더불어 주로 신앙 또는 신학 서적을 많이 읽으시잖아요. 일반 서적은 성경과 어떻게 접목해서 읽으시나요?


처음에는 성경과 신앙 도서만 읽어도 평생 다 못 읽겠다 싶어서 그 두 가지에만 몰입했어요. 그런데 아무리 성경을 읽고 신앙 도서를 읽어도 뭔가 해결되지 않는 답답증과 갈급함이 밀려왔어요. 성경을 알고 삶에 대해 이해하게 되었음에도 내가 처해 있는 삶의 환경에 적용할 때 알 수 없는 갈증이 나는 거예요. 내가 살아가는 삶의 현장은 이 세상이잖아요. 그런데 정작 나는 세상을 너무 몰랐던 거죠. 내가 교회라는 제한된 장소에서 제한된 사람들을 만나며 제한된 사고를 하는 한 풀 수 없는 문제였어요. 그래서 그때부터 인문, 사회, 철학, 심리, 인류학 등의 책들을 읽으며 교회(기독교 세계관)와 세상 간에 다리(접속점)를 놓기 시작했어요. 일반 서적들(사회)에서 제기되는 문제들을 성경에서는 어떻게 말씀하시는지, 그것을 어떻게 해석할 수 있는지 등을 접목하며 읽다 보니 저의 제한된 사고의 지평이 조금씩 깊고 넓게 확장되는 걸 느꼈어요. 말씀 안에서 적용하니 더욱 풍성해지더라고요. 우리 사회의 문제들을 그리스도의 복음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하고, 기독교적 세계관으로 대응해야 하고, 때로는 나누고 때로는 공감하고 또 때로는 저항할 수도 있어야 한다는 것, 이러한 메커니즘을 알고 배우게 된 거죠.



현재 여러 개의 독서 모임을 운영하고 계시다고요. 각 독서 모임에 대해 소개해 주시겠어요?


총 여섯 팀이에요. 그중 두 팀은 교회의 양육 프로그램 안에 개설된 것이고, 나머지 네 팀은 저희 집에서 진행하는 사적 모임이에요. 같은 교회분들과 함께하는 두 팀, 외부 교회분들과 함께하는 한 팀, 그리고 전도 대상자분과 일대일로 진행하는 한 팀, 이렇게 네 팀이요. 저희 집에서 함께하는 팀들은 5년에서 10년 정도 지속되어 왔기 때문에 굉장히 끈끈하고 독서 나눔이 밀도 있어요. 서로 좋은 동역자가 되어 가지요. 오랜 세월 함께 책을 읽고 독서를 통해 변화하는 과정을 서로 지켜봤으니까요. 

전도 대상자들과는 일반 도서를 읽으며 텍스트의 내용에 따라 자연스럽게 삶과 죽음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그 맥락 안에서 제가 가진 세계관을 전하고 있어요. 저는 독서를 통해서도 전도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맥락 없이 교회 가자고 하기보다, 책을 읽고 나누며 관계를 형성하고 삶을 공감하는 과정 안에서 성령님의 역사로 하나님 앞에 나아갈 수 있죠.



홀로 읽을 때보다 함께 읽을 때의 유익이 크다고 말씀하셨잖아요.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저는 성경과 책을 통해 영혼이 변화된다는 확신이 있어요. 특히 여러 사람이 함께하는 독서 모임을 통해서요. 함께하면 풍성해진다는 것은 매우 성경적인 거예요. 하나님 존재 자체가 관계적이시고, 우리 인간을 사회적인 존재로 만드셨잖아요. 모임 안에서 하나님의 말씀과 사랑을 나눌 때 서로의 존재 자체를 확인하고 삶을 나눔으로써 인생의 훈련을 하게 돼요. 특히 내 영혼이 품고 있는 인간(존재)과 삶의 본질적인 내용을 나눌 때 가장 기쁘고 행복하거든요. 하나님은 어떤 분이시고 나는 어떤 존재이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등 서로의 생각과 경험을 나눌 때 내면의 충만함을 경험해요. 그게 가장 본질적이고요.

독서를 통해 영혼 깊은(숨은) 곳의 이야기가 흘러나와서 치유가 일어나기도 해요. 실제로 우울증을 앓던 분이 회복되기도 했죠. 그런 의미에서 책은 대화를 이끄는 아주 탁월한 매개체예요. 사실 독서 모임 시작할 때부터 이 공간(서자선 권사의 집)이 마가의 다락방처럼 하나님의 말씀이 흥왕하여 영혼을 살리고 세우는 공간이 되길 기도했거든요. 저의 집이 환대의 공간으로 사용될 뿐만 아니라, 모임 구성원들의 변화가 일어나는 자리가 되어 참 감사해요.



독서를 통해 ‘자기다움’을 발견하게 된다고도 말씀하신 바 있는데요. 권사님의 ‘자기다움’은 무엇인가요?


하나님이 각 사람에게 은사를 주시죠. 은사는 내가 가장 좋아하고 내가 가장 잘할 수 있고 내가 가장 기쁘고 즐거운 것일 거예요. 하나님을 깊이 친밀하게 만날 때 내 속에 감춰져 있던 은사가 발화되죠. 우리가 하나님을 앎으로써 자기 속에서 발견된 자기의 은사를 발화시키는 것, 그것이 나다움이고 자기다움이에요. 자기 존재가 극대화되고 나의 실존적 자아를 경험하게 되죠. 저는 글을 읽고 깨달은 내용을 사람들과 나누는 걸 좋아하고 알리고 싶어 하는 것이 내 은사라는 걸 뒤늦게나마 깨달았어요. 어느 날 문득 성경과 책을 탐독하는 시간이 너무너무 행복하고 좋은 거예요. 이 속에 보화가 다 들어 있구나 싶어서요. 성경과 책을 통해 하나님과 인간의 본질을 알게 되고, 하나님의 속성과 하나님의 형상으로 빚어진 나의 속성을 알게 되고, 내가 살아가는 이 세상을 알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어요. 이 사실을 너무너무 알리고 싶고 나누고 싶었어요. 그래서 기도했죠. “하나님, 성경과 책의 유익을 사람들에게 알려 주고 싶어요. 하나님이 저에게 알려 주셨듯이 저도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어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문득 한 명이라도 붙잡고 책을 같이 읽으면 되겠다 싶더라고요. 그래서 한두 명과 함께 책을 읽기 시작했죠.

독서의 목적이 하나님을 바로 알고 성경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한 것인 만큼, 책을 고르는 기준 또한 엄격할 것 같아요. 더불어 어떤 루틴으로 책을 읽으시는지도 궁금합니다.


저는 삶의 근원적인 문제들에 대해 계속 질문하기 때문에 성경은 물론 인문, 철학 책을 찾아 읽는 편이에요. 다양한 삶의 현상들을 좀 더 면밀하고 풍성하게 사유할 수 있기 위해서죠. 한편으로는 사회 현상, 약자를 향한 차별 또는 혐오와 배제 등에 대한 문제를 이해하고 공감하기 위해 사회과학책을 읽기도 해요. 문학이나 에세이는 삶의 다양성을 인식하는 데 큰 도움이 돼요. 내가 살고 있는 시대와 장소에 갇히지 않고 다양한 관점으로 세상과 인간을 볼 수 있죠. 그리고 20~40대의 책들도 의도적으로 읽어요. 60대인 제가 젊은 세대의 사고방식과 생활 양식을 알아야 세대를 읽고 보폭을 맞춰 볼 수 있으니까요.

초반에는 진짜 성경을 많이 읽었어요. 기도하는 시간도 상당했고요. 그런데 점점 책에 빠지니까 성경은 뒷전으로 미뤄 두고 책만 읽게 되더군요. 다시 정신을 차리고 묵상과 기도와 독서의 밸런스를 맞추려고 노력했죠. 오전에는 성경을 읽고(모임이 있는 날 못 읽을 경우에는 쪽성경을 들고 나가서 읽고), 오후에는 주로 즐겨 읽는 책들을 읽어요. 밤에는 강해 도서나 신학 도서들같이 들고 다니기 무거운 벽돌 책들을 읽고요.



‘평생 학습자’로 살겠다고 결심하신 뒤로 꾸준히 ‘배우고 익히는’ 삶을 살고 계신데요. 앎이 쌓일수록 삶과의 괴리감에서 오는 부침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 간극을 어떻게 메워 가시나요?


이 부분은 정말 답이 없는 것 같아요. 처음 말씀을 깨달았을 때, 내가 얼마나 간사하고 연약하며, 얼마나 세속적이고 탐욕적인지 알게 됐거든요. 그때 결심했어요. 세상을 살면서 왕따가 되어도 말씀과 책에 파묻혀 살겠다고. 그래서 하나님께 간구했죠. 책을 사 읽을 수 있을 만큼만 경제적인 자립을 주시라고요.(웃음) 제가 너무도 어리석고 간사해서 자칫 옛길로 돌아가게 될 것만 같았거든요. 순간순간 앎과 현실 사이에서 마음이 부대끼죠. 그 틈을 줄이기 위해 어찌 됐든 죽기 살기로 말씀과 책을 가까이해요. 책에 한해서는 약간 중독이 되어도 된다고 생각해요. 경계선을 넘지 않기 위해서, 참과 거짓의 괴리를 줄이기 위해서, 좀 더 정직하게 이 길을 가기 위해서라도 성경과 책을 놓아서는 안 돼요. 중독은 대체로 해롭지만, 독서만큼은 어느 정도 ‘활자 중독’이 되어도 괜찮다고 생각하기에 스스로를 의도적으로 그 안에 몰아넣어요. 꾸준한 독서를 통한 지속적인 사유가 앎과 삶의 거리를 좁혀 주니까요. 죄와 싸우고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겸손이야말로 그 간극을 좁히는 원리 같아요. 더불어 기도를 놓지 않는 것도 중요하죠. 내가 뭔가 실수했거나 괴리감을 느꼈거나, 어떤 이유로 상처를 입었거나 마음이 불편할 때 그 즉시 기도하면 빨리 위기를 넘기게 되거나 시행착오가 현저히 줄어들죠.



지성과 영성의 균형을 이루기 위해 지켜야 할 신앙인의 자세를 말씀해 주세요.


제가 책을 읽고 성경을 알게 되니까, 아는 만큼 자꾸 말하고 싶어지더군요. 아는 만큼 보이는 게 많아진 거죠. 사각지대가 꼭 나만 보이는 것 같고 나만 아는 것 같고, 그러니까 자꾸 말이 하고 싶은 거예요. 그때 깨달았어요.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겸손이구나. 알아도, 보여도 기다리며 견뎌야겠구나. 개인도 공동체도 하루아침에 변화되지 않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지성과 영성의 균형을 지키려면 철저히 말을 줄여야 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기도할 때 항상 주먹으로 입을 막는 상상을 하면서 기도해요.(웃음) 그리고 아는 만큼, 경건한 사람이 되어 가는 만큼 책임 있는 존재가 되는 것도 중요해요. 비굴하거나 비겁하게 숨지 않되, 무분별하게 저항하거나 무례하게 나서지 않도록 분별하고 조심해야 하죠.



그동안 남편분이 읽는 삶을 지지하고 서재를 채워 주셨다고요. 함께한 세월 동안 남편분에게 가장 고마움을 느꼈던 순간을 말씀해 주세요.


결혼 후 부부로서 수십 년을 살아오는 동안 서로를 존중하기 위해 노력해 왔어요. 결혼 1년 차쯤 제가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라는 책을 통해 남자의 속성을 알게 되었거든요. 남자는 스트레스 상황을 자기만의 동굴에 들어가 해소한다는 거예요. 그래서 남편이 동굴에 들어가는 시간을 좀 더 관대하게 허용해야겠다고 마음먹었어요. 그리고 저 또한 남편에게 나의 시간과 자유를 확보해 줄 것을 요청했죠. 이에 대해 심도 있게 대화한 건 아니지만 우리 사이에 존중과 배려가 베이스로 깔리게 되더라고요. 저는 남편의 운동하는 시간을 존중해 주었고, 남편은 제가 책을 읽고 사람들과 나눔 하는 시간을 존중해 주었어요. 

어느 날 남편이 그러더라고요. “책을 한 권 사서 단 한 가지라도 얻은 게 있다면 그 책의 값을 다한 것이다”라고요. 그 말에 큰 감동을 받았어요. 책을 사서 읽는 것을 존중하고 지원해 주는 본인의 삶과 일치하는 말이잖아요. 남편은 독서 모임에 참여하지 않는데도, 우리 집에 사람들이 드나들며 모임을 하는 것에 대해 일체 싫은 내색을 한 적이 없어요. 제가 자유롭게 책을 읽고 모임을 할 수 있도록 시간과 공간과 자원을 내어주는 남편에게 늘 고마움을 느끼죠.

독서와 모임 및 교제로 일상이 가득 차 있어서 다른 활동을 할 시간이 부족하실 것 같아요. 독서 외에 시도해 보고 싶은 활동이나 관심사를 말씀해 주세요.


책만 읽어도 하루가 금세 가요. 읽고 싶은 책도 많고, 좋은 책은 계속해서 쏟아져 나오고요.(웃음) 그럼에도 독서 외에 하고 싶은 게 있다면 그림을 그리는 일이에요. 글을 읽다 보면 불쑥 솟아나는 어떤 감동이 있는데, 그 느낌을 그림으로 표현해 보고 싶을 때가 있어요. 정형화된 그림이 아니라 나만의 추상화로요. 나중에라도 한번 시도해 보면 재미있지 않을까 하고 상상만 하고 있어요.(웃음)



상상에 그치지 않고 꼭 실현되길 바랍니다. 끝으로 독서에 부담 또는 거리감을 느끼는 분들에게 책을 친숙하게 느끼고 다가갈 수 있는 팁 또는 조언을 부탁드려요.


인간의 기본적인 속성(듣기, 읽기, 보기, 느끼기, 말하기, 경험하기, 사고하기, 쓰기)에 의존해야 해요. 주변에 책을 읽는 지인이 한두 명은 있을 거예요. 가족이든 친구든 같이 읽는 것을 권하고 싶어요. 나눔의 영향은 정말 결정적이거든요. 책 안에는 대화(말하기)를 나눌 만한 키워드가 생각보다 많이 있어요. 어떤 책을 읽든 3~5개 정도 키워드만 뽑아도 1시간은 넉넉히 대화할 수 있을 거예요. 누군가와 함께 읽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본인의 관심사(사고하기)에서부터 출발해 보세요. 지금 당장 제일 궁금한 주제, 또는 현사회의 이슈 등에 관련된 책을 골라서 읽고 인상적인 키워드를 뽑는 거예요. 그 책의 저자가 전하려는 의도나 본인에게 와닿은 내용에서 키워드를 뽑아 보세요. 왜 이 키워드가 와닿았는지 생각해 보고 메모(쓰기)해 보는 것이 중요해요. 메모하지 않고 그냥 읽으면 책을 덮는 순간 다 휘발돼요. 그 메모가 담긴 노트를 차곡차곡 모아 보세요. 그리고 무조건 서점에 자주 가세요. 책 읽는 사람들을 보고 책의 물성(느끼기)을 경험하고 눈에 보이는 기록이 자극(오감 활용)을 받을 때 읽고 싶어집니다. 독서의 동기 부여가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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