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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인이 되어


Guideposts 2026 | 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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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ideposts 2026 | 09

증인이 되어


당연하게 누리며 살아왔다. 언제 어디서든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성경’은 너무도 익숙해 소중함을 망각하기 일쑤인 책이었다. 한글 성경이 우리 손에 들려 읽히기까지 거쳐 온 질곡의 사연을 알기 전까지는 그러했다. 영화감독 이원식의 『성경책 파는 조선 상인들』은 신앙의 불모지에서 목숨 걸고 복음을 받아들인 후 한글 성경의 번역과 보급에 헌신한 믿음의 선진들의 여정을 기록한 책이다. 그는 그동안 사람들이 주목하지 않는 역사적 사실을 비추어 다시 살리는 작업에 천착해 왔다. 영화와 책으로 꾸준히 빚어 온 이원식 감독의 작품들은 오늘의 삶에 매몰된 우리를 흔들어 깨운다. 그의 기록은 단순히 역사의 복원에 그치지 않는다. 수천 년 역사를 관통해 온 그리스도의 사랑, 그 흔적이 생생히 살아 역동하기 때문이다.









영화감독이자 작가로서 복음의 ‘기록자’의 길을 걸어오셨습니다. 감독님에게 ‘기록’의 목적과 의미는 무엇인가요?


“너희는 이 모든 일의 증인이라”(누가복음 24:48). 힘든 시간을 지나던 시절에 이 말씀을 받았어요. 정확히 말하자면 이 말씀을 제가 붙잡았습니다. 그 뒤로 계속 ‘증인’과 관련된 어떤 메시지를 받았어요. 그러면서 여기까지 오게 되었고요. 단순한 기록을 넘어 증인으로서 책을 쓰고 또 다큐멘터리를 만들어야겠다는 목적을 가지고 걸어왔죠. 증인으로서 남기는 기록은 오늘을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주고 또 미래에도 영향을 끼치는 것 같아요. 생각해 보면 하나님의 말씀도 사실은 과거에 기록된 이야기이지만, 지금 현재도 동일하게 역사하는 살아 있는 말씀이기도 하고, 또 미래에도 동일하게 살아 있는 말씀이겠죠.



‘증인’으로서 남기는 기록, 그 의미가 더욱 깊이 다가옵니다. ‘증인이 되어야겠다’ 결심하신 시점이 언제인가요?


한창 기독교 영화를 제작하던 시기였어요. 당시 제 마음속에는 막연한 기대가 있었던 것 같아요. 기독교 영화를 찍으면 하나님께로 더 가까이 가는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내 삶이 하나님 안에서 지금보다는 더 큰 은혜를 누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였죠. 하지만 기독교 영화 시장의 현실을 잘 모른 채 시작한 일이라 부침이 많았어요. 만약 하나님의 뜻 안에서 이루어지는 일이라면 순탄하게 진행되어야 할 텐데, 막상 그렇지는 않으니까 나의 열심만으로 이 일을 하는 건 아닌지 혼란스럽기도 했고요.

그 후 선교 훈련을 받으면서 하나님을 더욱 깊이 인격적으로 만났어요. 저는 모태 신앙인이고 이미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났지만, 힘든 시기를 지날 때면 꺾이고 다시 일어서고 그러기를 반복했거든요. 선교 훈련을 통해 하나님을 한층 깊이 만난 뒤에는 동아시아를 품게 되었어요. 그러다가 2015년 무렵 선교여행 중에 아시아에서 역사하신 하나님의 일들을 보게 되었고, 그것을 기록하는 일들이 시작되었습니다.



올해 초에는 ‘한글 성경’이 우리 손에 오기까지의 궤적을 추적한 책 『성경책 파는 조선 상인들』(홍성사)을 출간하셨어요. 집필 계기를 말씀해 주세요.


선교여행을 다닌 곳 대부분이 책에 나오는 곳과 긴밀히 연결된 지역이었습니다. 그곳들을 둘러보면서 저는 매일매일 신나고 재미있었어요. 이 모든 여정이 끝난 다음에 ‘증인’이라는 화두를 품고 이것들을 기록하기로 마음먹었죠. 그 과정 중에 여러 책을 찾아 읽고 공부했어요. 이제까지 교회에서나 방송 등을 통해서 한국 기독교가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단편적으로 접해 오긴 했지만, 이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더 깊이 알고 싶은 욕심 혹은 열심 같은 게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작정하고 방방곡곡 돌아다녔습니다.

몇 년에 걸쳐 시간이 날 때마다 실제 장소를 방문해서 묵상하고 기록하며 자료를 쌓은 끝에 첫 책 『그리스도의 길이 되다: 코리안 바이블 루트』(두란노)가 나오게 됐죠. 그 책을 내고 나서 또 하나의 고민이 생겼어요. 저는 쉽게 썼다고 생각했는데, 저의 누나가 어렵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이번에는 어린이와 청소년이 읽을 수 있도록 쉽게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요즘은 언제든지 스마트폰으로 말씀을 검색해 찾을 수 있는 시대잖아요. 정작 그 성경이 우리에게 어떻게 오게 되었는지, 왜 읽어야 하는지도 모르는 아이들이 너무 많거든요. 그렇게 초기의 타깃 설정은 어린이와 청소년에 맞추었지만, 출간 과정에서 어린이, 청소년, 어른 구분 없이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으로 방향을 확장하게 됐어요. 지금은 이 책의 내용으로 영화를 만들고자 기획하고 펀딩을 받으려고 준비 중입니다.



그동안 원고를 집필하면서 특별히 깊이 감화되거나 감정이입이 된 인물이 있나요?


사실 이 책의 가장 큰 수혜자는 저 자신입니다. 하나님이 주시는 감동과 은혜를 누리면서 내내 무척 재미있고 기쁘게 썼거든요. 저한테 특별히 은혜롭게 다가온 인물은 서상륜 선생이에요. 성경 번역 사역에 동참하다가 만주에서 성경책을 들고 한양까지 와서 사람들에게 성경책을 권한 분이죠. 그로 인해 세례를 받고 싶다는 사람들이 생기기 시작했죠. 서상륜 선생 본인이 직접 세례를 주어도 됐을 텐데, 그분은 만주에 있던 존 로스 선교사께 그 이야기를 전해요. 당시 조선은 국경이 굳게 닫혀 있던 터라 선교사가 들어올 수 없었어요. 그래서 존 로스 선교사는 영국에 선교사들을 보내 달라는 편지를 쓰죠. 그런데 그 편지가 영국에 닿기도 전에 이미 미국 뉴욕에서 언더우드 선교사가 태평양을 건너 한국으로 오고 있었습니다. 언더우드 선교사는 본래 인도로 가려던 중이었는데, 조선 말기의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이수정 선교사가 보낸 편지를 받고 조선으로 방향을 튼 것이었죠. 그 이야기를 조사하고 기록하던 중에 연도가 오묘하게 교차하는 걸 발견했어요. 그 사실을 확인하는 과정이 저한테는 너무 큰 은혜였습니다.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서 일하시는 하나님의 역사라는 게 명확히 드러난 거죠. 여러 기독교 역사학자들이 이미 연구해 기록으로 남겨 놓은 자료를 토대로 쓴 것이기 때문에 사실 저는 기록하는 사람이라기보다는 흩어진 조각들을 조합하고 조금 다른 방식으로 엮어 낸 ‘전달자’에 가까워요.

‘전달자’로서 작업하신 또 하나의 작품, 영화 〈조선인 여공의 노래〉를 통해 역사 속에 묻혀 있던 여성들의 삶을 복원해 내셨어요. 작품을 준비하신 7년여의 세월이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다행히 제가 잘 버티는 편이에요.(웃음) 우연히 오사카의 하루키 중학교 담벼락에서 철제로 된 오랜 십자가 흔적을 발견하고 무작정 조사를 시작한 것이 작업의 발단인데요. 그 십자가의 정체를 조사하는 데만 수년이 걸렸어요. 조사 끝에 중학교 안에 거대한 방적 공장이 있었다는 사실과 조선에서 건너온 여공들이 그곳에서 일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죠. 그 십자가는 사실 여공들이 도망가지 못하게 철조망을 감았던 장치라는 것도 알게 되었고요. 비록 진짜 십자가는 아니었지만, 제게는 그곳에 묻힌 조선인 여공들의 삶을 복원하라는 하나님의 사인으로 다가왔습니다. 그 안에서 목회자도 없이 예배를 드리고 교회를 세우며 가정을 지켜 온 재일 조선인(자이니치)들의 눈물겨운 역사를 담고 싶었어요. 긴 제작 과정 중에 이루어진 기적 같은 만남과 보이지 않는 연결 고리 덕분에 작업을 포기하지 않고 지속할 수 있었습니다.



기적 같은 만남이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졌는지 궁금해요.


관련 기록도 변변치 않고, 증언해 줄 분들도 다 돌아가신 상황에서 간절히 기도하며 자료를 찾던 중에 한 일본 목사님이 저술하신 책을 읽게 됐어요. 수소문 끝에 일본 최남단 규슈에 계신 그분을 만났는데, 목사님 역시 ‘누군가 이 여공들의 이야기를 다큐멘터리로 만들어 주었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품고 계셨다고 하더군요. 각자의 소원이 놀라운 방식으로 이루어진 거죠. 우리의 만남이 기적이라며 서로 감격했던 순간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이 영화는 그렇게 하나님이 엮어 주신 만남의 열매죠. 현재는 그 목사님이 쓰신 책 가운데 당시 조선인 여공들이 세운 교회에 관한 책을 한국에 소개하기 위해 출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감독님이 만들어 오신 작품들은 시대와 사회를 조명한다는 공통분모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이 작품들을 묶어 주는 감독님 안의 주된 화두는 무엇인가요?


‘증인’이지요. 처음 일본과 아시아 선교를 향한 마음을 받았을 때, 저는 일본인들이 예수님을 수없이 많은 신 중 하나가 아닌 인류를 위해 오신 유일한 분으로 알게 되기를 바랐어요. 그 여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조선인 여공의 눈물을 보았고, 우리가 외면했던 재일 조선인들의 척박한 삶을 마주하게 되었지요. 그런데 우리 사회가 한일 역사를 바라보는 관점은 미래지향적이기보다는 과거에 묶여 있고, 많은 부분 정치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흐름 속에서 ‘증인으로 바로 서라’는 사명 아래 하나님의 따뜻한 시각으로 이 비극적인 상황들을 보고, 묶인 것들을 풀어내는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싶었어요. 역사 속에는 아픔도 있지만, 한국인에게 온정을 베푼 일본인의 모습처럼 ‘이런 사람도, 저런 사람도’ 분명히 존재했거든요. 어느 하나를 빼놓고 유리한 것만 말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관점으로 상황을 객관적이고 따뜻하게 풀어내는 작업을 이어 가고자 합니다.



감독님이 영화를 ‘나의 길’이라고 확신한 순간은 언제인지 궁금해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영화가 ‘나의 길’이라고 확신하지는 않았습니다. 과거에는 영화라는 매체 자체가 제게 하나의 우상이었고, 영화를 전공해 남들처럼 세상의 가치를 추구하던 시절도 있었죠. 그러나 ‘증인이 되라’는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뒤로는 영화라는 틀에 갇히기보다 주님이 주신 마음 안에서 책이든 다큐멘터리든 선한 콘텐츠를 만들어 알리는 것 자체가 중요해졌어요. 요즘은 미디어가 너무 자극적이고 악해지고 있잖아요. 넷플릭스나 유튜브를 보면 무감각해진 수위에 깜짝 놀라곤 해요. 심지어 중국의 이단 단체에서는 한 달에 한 편씩 기독교 영화를 만들어 보급하는 상황이죠. 제가 그 거대한 흐름과 홀로 싸울 수는 없겠지만, 미약할지라도 크리스천 마인드로 선한 영향력을 전하는 미디어가 반드시 존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폭넓은 의미에서 그야말로 ‘문화 사역’을 하고 계신데요. ‘글’과 ‘영상’을 모두 아우르는 창작자로서 각 매체에 어떤 매력과 차이를 느끼시나요?


영상은 젊은 세대에게 접근하기에 더없이 좋은 매체이지만 깊이감을 주기에는 다소 아쉬움이 있고, 무엇보다 자본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현실적인 장벽이 있어요. 기독교 시장 안에서는 자본이 스스로 순환되는 구조가 부재하기에, 저희 같은 작은 회사가 영상 작업을 지속하려면 세상의 자본을 끌어와야 하고, 그 과정에서 철저히 하나님의 공급하심을 신뢰할 수밖에 없죠. 반면 책은 영상보다 비용 부담이 덜하면서도 독자들과 직접 소통하기에 훨씬 훌륭한 매체입니다. 이번에 책을 출간한 뒤 북토크나 독서 모임을 통해 독자들을 직접 만나고, 또 블로그 서평들을 읽으면서 책이 지닌 소통의 매력을 깊이 실감하고 있습니다.



‘정감 스토리’를 설립해 아내분과 함께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콘텐츠들을 꾸준히 창작해 오셨지요. 두 분이 함께 일을 도모하실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인가요?


‘정감 스토리’는 사실 회사라기보다 가내수공업에 가까워요.(웃음). 처음부터 하나님께 거창한 사명을 받아서 설립했다기보다는 그저 기독교 영화를 만들어야 하니 회사를 세웠고, 책을 내야 하니 출판사 등록을 추가하며 한 걸음씩 내디딘 거죠. 이 여정을 함께하는 아내는 저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 주는 귀한 동역자예요. 제가 어느 하나에 매몰되어 깊이 파고드는 스타일이라면 아내는 폭넓은 시야와 영적 통찰력의 은사로 제가 미처 보지 못하고 닿을 수 없는 깊이를 일깨워 주고 넓은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도록 이끌어 줘요. 이와 같은 서로의 다름이 시너지를 내어 함께 걸어올 수 있었습니다.



오늘에 이르기까지 여러 난관을 통과해 오셨는데요. 그 과정을 통해 감독님 안에 남은 선명한 영적 깨달음은 무엇일까요?


고난 덕분에 하나님이라는 존재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어요. 영화를 우상으로 삼던 과거의 제가 완전히 깨져서 나락을 경험하지 않았다면, 기독교 영화를 만들며 돈을 날리고 사기를 당하는 처절한 시련을 겪지 않았다면, 깨닫지 못했을 은혜죠. 만약 그 힘든 시기에 아내를 만나서 가정을 이루지 못했다면 아마 저는 무언가에 절어 비참하게 생을 마쳤을지도 모릅니다.

주변의 동료 예술가들이 참 아슬아슬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자주 보게 돼요. 예술가들은 보통 자기 안에 꽂힌 어떤 대상을 영감의 원천으로 삼게 마련이죠. 그래서 마약이나 술에 의존하다가 가정이 깨지거나 어긋난 길에 빠지는 경우가 참 많아요. 그런 모습을 보면서 저는 하나님을 붙잡지 않으면 살 수 없는 존재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그분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존재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는 바람이 지나가면 그 있던 자리조차 알 수 없는 풀과 같은 존재, 들의 꽃과 같은 존재이지만, 그분을 인정하고 경외하면 영원히 존귀한 존재가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동안 감독님의 작품 세계 또는 신앙 세계에 영향을 끼친 사람 또는 작품은 무엇인가요?


예전에는 도스토옙스키의 책이나 펄 벅의 『대지』 같은 소설을 읽으면서 ‘어떻게 이런 세계를 창조했을까’ 감탄하곤 했지요. 하지만 하나님과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난 뒤로는 다른 무엇보다 성경책이 가장 재미있더라고요. 그렇다 보니 예전에는 감명 깊게 보았던 것들이 상대적으로 작아 보이더군요. 세상의 위대한 작품들을 폄하하려는 것이 아니라, 그보다 비교할 수 없이 뛰어나고 멋진 존재를 알고 나니 세상의 작품들은 그저 참고용으로만 보게 돼요. 그렇다고 제가 늘 거룩함만 좇는 철저한 신앙인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저 역시 영적으로 침체될 때도 있고, 아이들과 뒹굴며 노는 시간이 너무 행복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즐거워하는 평범한 인간이죠.(웃음)


감독님의 작품을 통해 관객 또는 독자들이 어떤 성령의 열매를 맺게 되기를 소망하시나요?


제 작품이나 책을 통해 대단한 성령의 열매가 맺히거나 누군가의 인생이 극적으로 바뀌기를 기대하지는 않습니다. 저는 그저 하나님의 역사와 일하심을 세상에 전달하는 ‘네트워커’이자 ‘연결자’일 뿐이죠. 다만 독자나 관객들이 이 기록을 통해 지금 내 손에 들린 한글 성경이 수많은 이들의 목숨을 건 희생으로 주어진 은혜임을 깨닫게 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그 이후의 은혜와 열매는 하나님과 각 개인의 관계 안에서 맺히겠지요. 만약 제 안에서 맺고 싶은 성령의 열매를 꼽아야 한다면 그것은 ‘온유함’입니다. 평소에 잘 참아 내는 편이라 겉으로는 온유해 보일지 몰라도 속에서는 여전히 부글부글 끓어오를 때가 많거든요.(웃음) 성경 말씀처럼 “땅을 기업으로 받는”(마태복음 5:5) 온유의 열매를 맺기 위해 내면의 싸움을 이어 가고 있습니다.



크리스천 감독이자 작가로서 앞으로 이 시대의 문화에 어떻게 기여하고 싶으신지요?


주어진 곳에서 기독교적 세계관을 품고 세상과 치열하게 싸워 나가는 창작자들이 더 많아지도록 격려하고 싶습니다. 저도 세 자녀를 키우면서 매 순간 유해하고 자극적인 미디어와 숏폼의 범람에 치이고 전쟁 같은 일상을 보내고 있기에 선한 콘텐츠의 필요성을 누구보다 절감합니다. 비록 재정과 인프라의 부족이라는 현실적인 벽에 부딪힐지라도, 직접적인 기독교 콘텐츠에만 갇히지 않고 대중적인 서사 속에 하나님의 시각을 담아 내고자 합니다. 때로는 이편과 저편 모두에서 부정적인 평가를 받으며 정체성의 혼란과 두려움을 겪기도 하지만, 그렇기에 더욱 영적인 분별력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비록 미미하고 연약한 걸음이지만 각자의 자리에서 하나님의 시선을 잃지 않고 세상과 싸우는 창작자들이 곳곳에서 버텨 줄 때 이 세상의 문화가 좀 더 풍성해질 것이라고 믿습니다.



다양한 매체를 통해 복음을 전하고자 하는 그리스도인 창작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성경은 우리가 그리스도의 편지이자 향기라고 말씀하죠. 하나님은 ‘반드시 이렇게 해야 한다’며 창작의 틀을 강요하는 분이 아니에요. 오히려 다채로운 예술적 창조력과 다양한 매체를 통해 정체성을 자유롭게 풀어내기를 원하시죠. 그렇기에 기독교 사역의 형태에 얽매이기보다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리스도인이라는 정체성을 어떻게 지혜롭게 드러내야 하는지를 영적으로 잘 분별하며 편지와 향기라는 정체성을 품고 창작에 임하시면 좋겠습니다. 저 역시 넘어지고 좌절하기도 하지만 매 순간 씨름하고 버티며 나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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